'검정고무신' 작가 추모 전시…유족 "행복한 작가로 기억해주길"

노원 경춘선 숲길 갤러리서 특별기획전…작품 원화·유족 인터뷰 영상 소개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의 작가이자 올 3월 세상을 등진 고(故) 이우영 작가를 추모하는 첫 전시가 열렸다. 노원문화재단과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이 작가 추모 특별기획전 '이우영 1972-2023 : 매일, 내 일 검정고무신'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검정고무신' 원화와 단행본 초판을 비롯해 작가의 유년과 신인작가 시절, 강화도에서의 삶을 담은 사진, 유족들이 회고하는 이 작가의 모습 구술 인터뷰 등을 볼 수 있다.

이날 오후 6시에는 개막식의 일환으로 가수 김목인의 공연과 이 작가의 부인 이지현 씨의 토크 콘서트도 열렸다.
이 씨는 "추모 전시회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저도 남편도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전시 준비하고 보니 '남편이 작가로서는 절대 불행한 사람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나이부터 좋아하는 만화를 실컷 그렸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많은 작품을 남겼고, 후학 양성도 해봤다.

어떻게 보면 해보고 싶은 거 다 한 행복한 작가가 아닐까"라며 "힘들고 불행하게 혼자 세상을 떠난 작가가 아니라 조금 아쉽게 먼저 떠난 행복한 작가로 기억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이 있을 때 이런 전시를 '추모' 자(字) 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으면서도 "전시를 준비하는 것이 상실을 치유하는 시간이 됐다"고 덧붙였다.

토크 콘서트 중간에는 이 작가의 두 아들과 딸이 작사 또는 작곡한 '편지', '아빠타령'을 비롯한 추모곡들도 선보였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지난 3월 이 작가가 별세한 뒤 처음으로 열린 추모 전시다. 이 작가는 캐릭터업체 형설앤과 기영이·기철이 등 '검정고무신' 주요 캐릭터 9종의 저작권 등을 놓고 수년에 걸친 법적 분쟁을 벌이던 중 세상을 떠났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