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박스권 하방 이탈시 2만6000달러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 [강민승의 트레이드나우]

사진 = Hi my name is Jacco / shutterstock.com
3만달러선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길게 횡보하던 비트코인(Bitcoin, BTC)이 추가적인 긴축 가능성을 암시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2만9500달러를 안정적으로 재돌파하면 회복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만 2만8850달러 아래에 계속 머물면 큰 폭으로 조정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18일 오전 8시 56분 기준 현재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6.1% 내린 3659만 원(바이낸스 USDT 마켓 기준 2만66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김치 프리미엄(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가격 차이)은 2.47%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 제롬 파월 연준의장 / 미연방준비제도(Fed) 홈페이지
연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지난 7월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 대부분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S&P500 지수와 가상자산(암호화폐)은 손실폭을 확대했고 달러인덱스(DXY)는 상승했다.이날 공개된 의사록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장기 목표(2%)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참석한 대부분 위원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유의미하게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최근 발표된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물가 상승세가 대체로 둔화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반면 미 노동시장과 소비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확인됐고 유가도 최근 치솟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추가 긴축에 대한 경계감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블룸버그는 "최근 발표된 미 물가지수는 연준 관리들이 긴축을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 숙고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을 강화한다"라며 "의사록은 지난 1년 반 넘게 지속된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뒷받침하는 합의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보도했다. 이날 미 경제매체 CNBC도 "연준 내에선 과도한 긴축 정책을 우려하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면서 "의사록은 향후 통화 정책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과 상당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통화 정책을 계속 긴축적으로 유지할 것이며 적절한 경우 추가 긴축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18일 오전 8시 56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내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8%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12%를 기록하고 있다.최근 주요 거래소에선 현물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은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및 커스터디 업체 제네시스는 지난 12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상자산 선물 시장에선 거래량이 다소 증가했지만 현물 시장은 심각한 유동성 감소를 겪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 = 비트코인 거래량 감소 / 크립토퀀트 퀵테이크 캡쳐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의 악셀아들러주니어 분석가는 퀵테이크 분석을 통해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량 대비 현물 거래량의 비율은 지난 1월 35%를 기록했지만 7월 기준 6%를 나타내며 여섯 달 새 29%p 가량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스도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3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 비트코인 투자상품에서 빠져나갔다"라고 전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반적인 거래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카이코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올해 누적 거래량은 작년대비 8706억달러(약 1131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누적 거래량은 2238억달러(약 300조원) 감소했고 빗썸도 669억달러(약 89조원) 감소했다.
사진 = 비트코인 마켓뎁스와 변동성 / 카이코 트위터 캡쳐
특히 현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최근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지난 15일 "지난 6월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하면서 비트코인 시세는 한동안 들썩거렸지만 이후 무관심과 (거래량·호재) 고갈로 변동성은 극도로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감소하면서 가상자산 마켓메이커(MM)도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이코는 지난 17일 연구 보고서를 통해 "(변동성이 약화한 이후)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고급 트레이더 상당수가 지난 몇 달 동안 가상자산 시장을 떠났다"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마켓메이커도 변동성이 낮은 상황에선 수익성이 떨어져 유동성을 제공할 동기가 적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美 FOMC 의사록 "인플레 다시 오를 위험…추가 긴축 필요할 수도" "비트코인 유동성 감소 심화…변동성도 6년래 최저치 기록" "비트코인 박스권 하방 이탈하면 2만6000달러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

시장 전문가들은 박스권을 형성한 비트코인이 2만9500달러를 돌파하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 지지선인 2만8500달러선을 하방 이탈할 경우 가격 낙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아유시 진달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최근 비트코인은 2만8350달러에 저점을 형성했고 추가 하락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현 2만8850달러 저항선 돌파에 실패할 경우 하락세는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그는 비트코인이 다음 저항선인 2만9500달러를 돌파할 경우 3만달러까지 빠르게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3만500달러를 돌파하면 전반적인 추세를 전환하며 3만1200달러, 3만2200달러까지 계속 상승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라케시 우파드예히 코인텔레그래프 가상자산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당분간 2만8585달러 지지선과 3만350달러 저항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비트코인이 현 박스권 하단 가격인 2만8585달러를 깨고 내려오면 2만6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우파드예히는 "반대로 비트코인이 3만350달러에 위치한 상단 저항을 돌파하면 3만1500달러, 3만2400달러까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중기적으로 하락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명 시장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스트래티지 창업자는 최근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2만9500달러 변곡점 근처에 머물며 하락에 대한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중기적으로) 추가 하락에 대한 지지선은 2만6700달러, 2만5200달러선에 차례로 위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기 투자자의 비트코인 매입 평단가로 추정되는 2만8000달러선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립토퀀트의 온체인드 분석가는 최근 퀵테이크 리포트를 통해 "단기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매입한 평균단가는 대략 2만8000달러로 이는 핵심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2만8000달러를 하회하면 지난 3월, 6월보다 더 큰 조정이 찾아올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증시가 하락하는 경우 위험자산의 낙폭이 심화할 수 있다는 주의도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데일리호들은 "최근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상승력이 없었다"면서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인 S&P500이 하락하면 가상자산 시장은 급락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증시가 하락하면 가상자산 시장의 투심은 상대적으로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