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백강현 과학고 자퇴…선배 엄마가 보냈다는 메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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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맘 "전교 꼴등에 학생들 이미지 실추시켜"SBS 예능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천재 백강현군이 올해 입학한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단 근황이 전해졌다. 백군의 아버지가 자퇴 배경에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학교 선배의 어머니가 보냈다는 메일이 공개됐다.
백군 아버지 "학교 입학 정당, 학폭에 자퇴한 것"
20일 백군 아버지 백씨는 '백강현' 유튜브 채널에 '백강현, 선배맘의 이메일 공개'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선배 어머니 B씨는 메일을 통해 "초등학생이 서울과학고 합격했다고 해서 천재인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며 "그런데 걔가 중간고사 전체 과목 중 수학을 1문제밖에 못 풀었다고 해서 학교 학부모들이 들썩했다.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곧 자퇴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현이 같은 케이스는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부분 해당할 것 같다"며 "학부모들은 강현이 경우를 보고 천재는커녕 머리가 좀 좋은가보다. 우리도 힘든데 초등학생이라 중간고사 보고 그만둘 거라고 다 알고 있었다. 당연히 자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 푸는 기계가 되기 싫어 자퇴한 것이냐. 솔직히 전교 꼴등이고 수업을 이해 못했다고 말 못 하겠지만 최소한 학교 학생들 이미지 떨어뜨리는 일 하지 말아야 한다. 학교 관련 이미지 실추시키는 거짓말은 더 이상 하지 말아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백씨는 이런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백씨는 "강현이가 정원외 전형으로 합격한 것은 맞지만 서류와 1교시 시험만으로 합격한 것은 아니다.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2~3교시까지 시험을 봤고 정원외 20명 학생 중 성적순으로 7명 안에 포함돼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학기 중간고사 전체 과목 중 수학 1문제만 풀었다고 했는데 이 역시 잘못됐다. 강현이가 뛰어난 점수는 받지 못했지만 모든 과목에서 점수가 골고루 잘 나왔다. 일부 과목은 다른 학생들만큼 잘 본 것도 있다"고 반론했다.
또 "분명히 말하지만 강현이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학교를 그만둔 것이 아니다. 그간 심각한 학교 폭력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며 "경찰 고발 직전까지 갔다.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강현이 문제가 커지면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우리가 양보했다. 하지만 학교 폭력의 근본 원인에 대해 학교 측의 어떠한 배려나 지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그간 서울과고 선배들 어머니로부터 악플과 다이렉트 메시지(DM)에 시달려왔다"며 "강현이가 자퇴를 한 이 시점까지 하수인 부리듯 이런 메일을 보내야 했느냐. 이제 제발 그만해달라. 당신이 원하는 대로 아이가 드디어 망가졌다"고 글을 마쳤다.
백씨는 백강현군이 당했다는 학교폭력 내용과 실질적인 자퇴 이유를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2012년 11월생인 백군은 2016년 만 3세의 나이에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다. 생후 41개월 당시 웩슬러 기준 그의 IQ는 163(멘사 기준 IQ 204)로 상위 0.0001%에 속했다. 그는 방송 당시 이차방정식 문제를 푸는 등 수학과 피아노 작곡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백군은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이듬해 5학년으로 조기 진급했고, 올해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어 지난 18일부로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