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결제·게임 한번에 '미국판 위챗' 노린다

머스크, X로 새출발하는 까닭

와츠앱·페북·틱톡 등 美경쟁 치열
中시장과 달라 성공 쉽지 않을 듯
“이번 리브랜딩은 트위터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이는 방식, 즐기는 방식, 거래하는 방식이 모두 바뀔 것입니다.”

린다 야카리노 X(옛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플랫폼 이름을 바꾼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것의 앱(everything app)”이라는 표현처럼 사용자가 휴대폰에서 할 수 있는 메시지 전송, 통화, SNS 활동, 모바일 결제, 게임 등의 기능을 하나의 슈퍼 앱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중국 SNS ‘위챗’을 보고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챗은 생활에 필요한 영화 예매, 택시 호출, 기차·항공편 예매, 모바일 결제 등의 기능을 구현해 10억 명이 넘는 중국 사용자의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머스크는 위챗을 언급하며 “트위터를 그와 비슷하게라도 키울 수 있다면 엄청난 성공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슈퍼 앱의 장점은 이용자를 다수 확보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록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카카오톡을 생각하면 쉽다. 메신저로 출발했지만 점차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시간을 늘려 물품 구매, 뉴스 구독, 택시 예약 등 사업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X 경영진은 우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X가 위챗처럼 슈퍼 앱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은 미국과 아시아 시장의 차이를 근거로 들었다. 위챗이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때 경쟁자가 거의 없어 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와츠앱, 페이스북, 틱톡 등이 모두 경쟁에 나서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이다. 미국 CNBC는 “X를 슈퍼 앱으로 바꾸려는 머스크의 열망에는 시간, 돈, 사람 세 개가 고루 필요하지만, 지금의 트위터는 이 세 개를 모두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