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살린다던 지역상품…병원·주유소서 집중적으로 썼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전통시장이 아니라 대형 병원과 마트, 주유소 등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업체에 사용이 몰리는 사례도 많아 당초 취지인 ‘골목상권 살리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2022년 지역사랑상품권 판매액 상위 4개 지자체 최근 3년간(2020~2022년) 결제액 상위 가맹점 현황’을 공개했다.송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권이 가장 많이 발행된 지방자치단체는 전북 익산(5174억원), 충북 청주(4194억원), 전북 군산(4074억원), 충남 천안(3952억원) 등이다.

익산의 경우 지난 3년간 결제액 상위 1~4위가 각각 농협마트, 마트, 종합병원,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동일했다. 이 네 곳에서 207억원이 결제됐다. 청주도 3년 내내 같은 농산물 종합유통업체가 결제액 1위에 올랐다. 또 특정 종합병원이 3년간 3~4위를 차지했다. 결제액 상위 10곳 중 3곳이 마트였고, 5곳은 주유소였다. 군산과 천안에서도 특정 마트와 식료품 소매 업체가 2년 연속 결제액 1위를 기록했다.

송 의원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보호라는 당초 사업 취지를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며 “극소수가 이익을 누리고 경기 부양 효과도 없는 지역사랑상품권은 당장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