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제네론, 아일리아 고용량 제제 FDA 승인

황반변성 환자 최대 16주 간격 투약
경쟁약 바비스모와 동일한 간격
투약 간격이 더 길고 경제적인 안과질환 치료제 신약 ‘바비스모(로슈·성분명 파리시맙)’ 등장 이후 입지가 위축됐던 아일리아(리제네론·애플리버셉트)의 반격이 시작될 전망이다.

리제네론은 18일(미국 시간) 투약 간격을 적응증에 따라 최대 16주까지 늘린 고용량 아일리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고용량 아일리아가 승인된 적응증은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AMD),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당뇨망막병증(DR)으로 3종이다.새로 판매 허가를 얻은 고용량 아일리아의 투약 용량이 8㎎으로, 기존 2㎎ 대비 4배 늘어났다. 적응증과 관계없이 첫 3개월 동안은 4주마다 투여해야 하며, 그 이후 wAMD과 DME 환자는 8~16주마다 투여할 수 있다. DR 환자는 8~12주마다 투여한다.

기존 아일리아는 초기 투여 기간(wAMD는 3개월, DME·DR은 20주)은 4주마다, 그 이후엔 최대 8주 간격으로 투약할 수 있었다.

리제네론이 고용량 아일리아를 출시한 이유 중 하나는 이전까지 아일리아를 사용하던 환자들이 빠르게 바비스모로 갈아타는 현상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바비스모는 최장 4개월 간격으로 투약이 가능하며, 단회 투약 비용은 더 비싸지만 연 단위로 환산하면 아일리아(2㎎)에 비해 편리하면서도 더 경제적이었다.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 콜에서 로슈 관계자가 “아일리아를 사용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바비스모로 넘어가고 있다”라고도 직접 언급해 불을 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아일리아 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 리제네론은 “시장의 변화와 경쟁의 심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FDA는 리제네론이 수행한 비교임상 연구(ULSAR와 PHOTON)에 근거해 고용량 아일리아를 승인했다. 해당 임상의 1차 평가지표는 고용량 아일리아를 4개월 간격으로 투약했을 때 2개월 간격으로 투약한 기존(저용량)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성과 동등한 시력 향상을 보이는것이었다. 두 임상시험은 이 조건을 만족했다.

일본 후생노동성과 유럽 의약품청(EMA)도 고용량 아일리아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외 지역에 대한 판매 권한은 바이엘이 보유 중이다.아일리아의 고용량 용법은 리제네론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와의 격차를 벌이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아일리아의 물질특허는 내년 6월 만료되며, 소아독점권을 인정받아 미국 시장에는 2024년 5월까지 그 권한이 인정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임상은 2㎎ 4주 요법으로 시행한 것이기 때문에 고용량에서도 아일리아와 생물학적으로 동등한지 입증하기 위해선 고용량 요법 임상을 별도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8월 21일 10시 1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