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성범죄 불똥' 최인호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삭감 때문 아냐"

출처=최인호 유튜브 채널 캡처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 둘레길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 사망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악구가 내건 '여성친화도시' 정책을 비판해온 최인호 구의원(국민의힘)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2023년도 '여성안심귀갓길'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에 대해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유튜브를 통해 밝혔다.최 구의원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범죄가 발생한 해당 지역구 의원은 아니지만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안심골목길 예산을 증액했다는 사실로 여초사이트에 좌표가 찍혀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안심골목길 예산으로 전환하여 증액하는 결정은 관악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여 의결된 사안이다"라며 "2023년도 관악구 본예산 계수조정 당시 제가 여성안심귀갓길을 안심골목길로 전환하여 협상테이블에 올렸고, 반대 없이 여야 합의가 되었던 사안이다. 당시에만 해도 관악구의회는 민주당이 다수당이었으며, 민주당의 반대가 있었다면 추진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심도 되지 않고, 관리도 되지 않는 여성안심귀갓길은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면서 "CCTV, 비상벨, 가로등을 비롯한 골목 인프라를 설치하는 안심골목길 사업이 여성안심귀갓길보다 치안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여성안심귀갓길이라는 문구를 길바닥에 적어놓는다고 치안이 보장된다는 생각은 탁상행정으로나 나올 수 있는 1차원적 사업이다"라며 "유감스럽지만 저는 앞으로도 길바닥에 여성안심귀갓길이라 써놓고 안전한 길이라며 선동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 구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성동 둘레길이 여성안심귀갓길이었으면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예산을 삭감하여 범죄가 발생했다고 악의적 선동을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면서 "미성동 둘레길은 애초에 여성안심귀갓길이 설치된 적도, 설치될 예정도 없었다. 설치됐다고 하더라도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평화 최인호'에서 지난해 12월 2023년도 '여성안심귀갓길'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과 관련해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7400만원을 전액 삭감하여 안심골목길 사업 (예산으로) 7400만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관악구의회 누리집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최인호 구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쇄도했다.

한편 경찰은 병원 치료를 받아오던 피해자 A씨가 19일 오후 사망함에 따라 피의자 최모 씨(30)의 혐의를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최 씨가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최 씨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피해자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으나 이틀 후 끝내 숨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