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처·기관·브로커, R&D 공생 카르텔…컨트롤타워 필요"(종합)

과학기술특위 브리핑…"'소부장·반도체' R&D, 부실 예산 증액"
국민의힘은 21일 연구개발(R&D) 예산 비효율을 초래하는 '카르텔'을 혁파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당 과학기술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2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열고 "R&D 부처와 기관, 브로커가 공생하는 카르텔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장인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정부 R&D 예산은 2배 정도 증가한 반면, 연구관리 전문기관은 4배 이상 늘었다"며 "국가경쟁력 강화에 쓰여야 할 예산이 관리 기능만 늘어나는 엉뚱한 곳에 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기관 주변에는 컨설팅이라고 하는 합법의 탈을 쓴 브로커가 난립하고 있다"며 "10인 이하 소규모 업체가 대부분인 데다, 전관예우조차 파악되지 않는 숨겨진 '신의 직장'이 아닐까 한다"고 지적했다. 특위에 따르면 현재 기획·과제관리업 업종으로 등록된 컨설팅 업체는 600여곳인데, 이 가운데 10인 이하 소규모 업체가 7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하면 중소기업 R&D 컨설팅 업체만 1만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특위는 추산했다.

특위는 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지원 예산 검증이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정부 예산안 제출 전 전문가 심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사업 간 차별화나 중복 수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소부장 예산의 경우 전문가 심의를 거친 예산은 8천100억원이었으나, 정부안에서는 예산이 1조7천200억원으로 늘었다.

정 교수는 "소부장이나 반도체 R&D의 경우도 부실한 기획, 그리고 카르텔이 존재하는 부실 증액 예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특위 부위원장인 김영식 의원은 "카르텔 혁파를 위해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며 "기관과 부처 간 벽을 없앨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