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초주검 만들어놓고…" 신림 피해 교사 동료 분노

"고인에 '빠른 쾌유 빈다' 인면수심 발언"
"제자들 서럽게 우는데 너무 마음 아파"
"밝고 활달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 해와"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인근 등산로에서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30대 최모 씨가 지난 1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등산로에서 발생한 강간살인 사건의 피해 여성이 사망한 가운데, 피해자의 동료 교사가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고인의 대학 동기이자 동료 교사인 A씨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의자가) 양손에 무시무시한 너클을 끼고 가혹한 폭행으로 사람을 거의 초주검으로 만들어놓고, (피해자를 향해) '빠른 쾌유를 빈다'는 말은 정말 인면수심의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A씨는 "빈소에 다녀왔는데, 너무도 안타깝고 비통한 죽음에 오열하는 소리가 이어졌다"며 "많은 동료 교사들이 조문을 왔고, 특히 선생님의 제자로 보이는 졸업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조문을 많이 왔다. 제자들이 서럽게 우는데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제자들 사진으로 가득할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늘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선생님이셨다"며 "교대 재학 시절부터 밝고 활달해서 항상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던 친구였다. 자기가 좀 힘들어도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서 먼저 웃고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고인이 공무상 재해에 관한 인정이나 순직 처리가 꼭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피의자 최모 씨(30)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의 한 공원 둘레길에서 출근 중이던 교사를 성폭행하고 너클로 무차별 폭행했다. 중태에 빠진 피해자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틀 후 끝내 숨졌다.이에 최 씨의 혐의는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됐다. 앞선 영장실질심사에서 최 씨는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답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