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아아 한잔' 찾더니…한국인 커피사랑 '주춤' [오정민의 유통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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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월 커피 수입물량 3.9%·수입액 9.5% 감소커피 사랑이 뜨거운 한국의 올해 커피 수입 규모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2위 수준(유로모니터 2020년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커피 수입이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결과란 분석이다.
지난해 연간 신기록 찍고 '감소세'
한국인 연간 커피 소비량 367잔…세계 2위
커피 수입, 작년 최고 찍고 '주춤'…올해 7월 누적 수입량 4% 줄어
올해 들어 커피 수입량과 수입액이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21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디카페인 등을 포함한 전체 커피 수입량은 10만975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감소했다. 해당 기간 커피 수입액 역시 9.5% 줄어든 6억4673만달러로 집계됐다.
이같은 흐름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커피 수입 규모는 연간 기준으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다. 국내 커피 수입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커졌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16만7653t을 기록한 커피 수입 물량은 2020년 17만6648t, 2021년 18만9502t으로 증가했고, 지난해(20만5064t) 처음으로 20만t을 돌파했다.
커피 수입액 역시 우상향 추세다. 2018년 6억3728만달러에서 2021년 9억1648만달러로 불어났고, 지난해 13억498만달러로 42.4% 급증하는 흐름을 보였다.다만 올해 들어 커피 수입은 전년보다 약화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 속 물류 대란 등으로 커피 관련 기업이 재고를 비축한 기저 효과와 올해 전 세계 커피 생산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지난해 커피 수입액 급증에는 주요 산지인 브라질의 이상기후에 따른 원두 가격 고공행진,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가 일조한 것으로 진단했다. 통상 국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와 인스턴트 커피 기업은 선물계약과 계약재배 방식으로 원두를 조달한다. 코로나19 사태 기간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물류 대란이 벌어진 데다 원두 가격이 치솟자 기업들이 지난해 앞다퉈 재고 확보에 나섰지만 올해는 일부 정상화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일정 기간을 두고 원두를 조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난해 원두 가격 급등, 물류 마비 우려, 원·달러 환율 등으로 인해 수입 물량을 넉넉히 비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올해는 커피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물류가 정상화된 만큼 선제적인 비축 수요는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하루 한잔' 마시는 커피의 민족…서울 카페 1년 사이 2000곳 가까이 늘어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뜨겁다. 일인당 커피 소비량이 하루 한 잔 이상인 서울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도 카페 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 프랜차이즈 커피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커피로 꼽히는 편의점 커피는 소비 둔화 속에서도 매출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서울의 커피·음료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2만3235개로 지난해 1분기보다 1886개(8.8%)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말 1만7637개와 비교하면 5598개(31.7%)나 급증한 수치다.
10곳 중 7곳이 프랜차이즈 간판을 달지 않은 독립 카페였다. 독립 카페는 1년 사이 1673개(10.8%)나 늘어나 프랜차이즈 점포 증가 속도(213개·점포 증가율 3.64%)를 앞질렀다. 코로나 19 사태 전과 비교하면 프랜차이즈 점포(972개·19.1%)보다 독립 카페(4626개·36.9%)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한국의 일인당 커피 소비량은 세계 2위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인 한 명이 마시는 커피는 1년에 367잔으로 세계 2위에 올랐다. 이는 하루 평균 한잔 이상을 마시는 셈으로 세계 평균 수준(161잔)의 두배를 웃도는 수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6년 5조9000억원 수준이던 커피 산업(매출 기준) 규모가 2018년 6조8000억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올해 약 8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매출 1위로 꼽히는 SCK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어난 1조3899억원에 달했다.'식후 커피 한 잔'이 보편화되자 가성비가 돋보이는 제품과 대용량을 선호하는 흐름이 커피 소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가성비 커피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원두커피가 대표적 사례다.
편의점 PB 원두커피 매출 증가율은 꾸준히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CU의 커피PB '겟커피' 매출은 2021년 전년보다 20.4%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4.8% 증가했고, 올해(7월 말 기준)도 전년 동기보다 21.8% 뛰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역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뛰어 고성장 흐름을 나타냈다.이는 생활 물가 상승 속 커피 가격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린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커피(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24.15로 지난해 7월(110.58)보다 12.3% 올랐다. 지난해 7월 상승폭(10.6%)을 고려하면 2년 사이 5분의 1가량이 뛴 셈이다. 올해 1월 17.5%(전년 동월 대비)에 달한 커피 물가 상승률은 이후 꾸준히 10%를 웃돌고 있다.
카페 등에서 마시는 외식 커피 물가도 올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커피(외식) 물가 지수는 106.52로 지난해 7월(105.14)보다 1.3%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유지한 5%대보다는 올 들어 둔화됐지만 상승 기조는 이어가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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