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가루 뿌려서 지구온난화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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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 뿌리면 탄소 640억t 포집‘암석 풍화 촉진(ERW)’ 기술이 이산화탄소를 잡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십만 년에 걸친 암석 풍화 작용을 수십 년 단위로 압축한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가상 실험 결과 현무암 가루 10t을 농경지에 뿌리면 75년 동안 640억t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포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석 풍화 촉진' 기술 주목
21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 지구행성과학과 노아 플라나브스키 교수·백승훈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 지구물리학회(AGU)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지구의 미래’를 통해 발표했다. 현무암 등은 비가 내리면 빗물이 머금고 있는 이산화탄소와 작용해 풍화한다. 이때 이산화탄소는 탄산염 형태로 암석에 포집된다. 암석을 가루로 만들면 빗물과 접촉하는 면적이 늘어난다. 이산화탄소가 더 빠른 속도로 탄산염이 된다.연구진은 전 세계 농경지에 현무암 가루를 뿌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이산화탄소 감소량을 추정했다. 온실가스 배출 모델을 근거로 세계 주요 농경지 1000여 곳에 ERW를 적용하는 상황을 가상 실험했다. 농경지 1만㎡당 현무암 가루 10t을 뿌리면 75년 동안 640억t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모든 농경지로 확대하면 같은 기간에 2170억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연구팀은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2100년까지 최대 1조t의 탄소를 제거하고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야 한다”며 “ERW 기술을 전 세계 경작지로 확대하면 기후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