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석 달 만에…한화오션, 2조원대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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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투자+부채 상환 목적▶마켓인사이트 8월 21일 오후 5시 36분
시총 4분의 1 수준 유증 논란
실권주 발생 땐 증권사가 인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 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복수의 국내 대형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증자 규모는 2조원이 넘는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한화오션 시가총액은 8조1870억원이다. 주관 증권사들은 실권주가 발생하면 책임지고 떠안는 총액 인수 방식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초대형 증자는 한화그룹에 인수된 지 3개월 만에 추진되는 것이다. 지난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위산업 계열사는 제3자 배정 증자 방식으로 약 2조원을 투자해 한화오션 지분 48.16%를 확보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사별로 재무 부담을 따져 이번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화오션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신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국내외 투자 계획 등을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종자본증권 상환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3월 말 1858%이던 한화오션의 부채비율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인 6월 말 48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보유하고 있는 신종자본증권 2조3328억원을 부채로 분류하면 6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85%에서 924%로 높아진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기존 재무 부담을 털어버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번 증자로 해당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상환해 중장기적 채무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이 증권은 2016~2018년 수출입은행이 투입한 공적자금이다.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실적을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6월 말 기준 한화오션의 수주 잔액은 27조원이다. 환경 규제에 따른 국내외 선박 교체 수요를 토대로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조2605억원, 영업손실 2218억원을 올렸다.
한화오션 주가는 이날 1.31% 내린 3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엿새 연속 내렸으며 이 기간 주가는 18.72% 떨어졌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