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하자…女선수에 '강제 키스'한 축협회장 논란

해당 선수 "혐오스러웠다" 동료에 고백
논란 일자 뒤늦게 "자연스러운 애정표현" 수습
루이스 루비알베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시상식 중 여자 축구선수와 키스를 하고 있다. 사진=rtve 캡처
루이스 루비알베스(45)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I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선수에게 강제로 키스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23 FIFA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대 0으로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루비알베스 회장은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우승에 기뻐하는 선수들에게 축하를 건네던 중 제니퍼 에르모소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이 모습은 곧장 도마에 올랐다. 에르모소가 우승 후 라커룸에서 찍은 영상에서 "혐오스러웠다"고 동료에게 고백하는 입모양이 포착되면서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국가의 환희와는 별개로 많은 팬들이 에르모소가 당한 강제 키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뉴욕타임스(NYT)도 이에 대해 "축구계에 여전히 성차별이 남아있다는 게 지구촌 전체에 생중계됐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에르모소는 스페인 언론을 통해 이번 일을 '자연스러운 애정표현'으로 말하는 한편 '루비알레스 회장과 대표팀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AP연합
에르모소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월드컵 우승으로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나온 것이다. 루비알베스 회장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애정표현이었다"며 "루비알레스 회장은 대표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이 시점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에르모소는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 대표팀이 치른 7경기에 모두 출전해 3골을 터뜨렸다. 잠비아와 조별리그(C조) 2차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냈고, 스위스와 16강전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잉글랜드와 결승전에서는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실축했으나 팀이 승리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