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넘어 트럭…'중간물류' 뛰어든 카카오·티맵

화물기사 주문 탐색·운임 정산
카카오모빌리티, 연내 앱 출시
먼저 진출한 티맵은 장비 공급

KT·LG유플도 '미들마일' 공략
물류업계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을 놓고 양대 모빌리티 업체가 도전장을 냈다. 티맵모빌리티가 화주와 화물차주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도 연내 중개 앱 출시를 선언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화물기사 앱 출시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기사용 앱인 ‘카카오T 트럭커’를 연내 출시한다며 오는 10월 16일까지 화물기사 등록 신청을 받는다고 22일 발표했다. 카카오T 트럭커는 화주와 화물기사를 이어주는 앱이다. 이 앱을 이용하면 기사가 화물 중량과 종류, 상·하차 지역 등에 따라 주문을 골라 받을 수 있다. 세금계산서 발행, 운임 정산 등도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평균 30~60일 소요되던 운임 정산 기간을 1시간 내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들마일 시장은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물류산업은 운송 단계에 따라 퍼스트마일, 미들마일, 라스트마일로 나뉜다. 퍼스트마일은 대형 물류사가 컨테이너로 수출입을 하는 단계, 라스트마일은 택배사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단계다. 두 단계를 잇는 미들마일은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33조원에 달하지만 절대 강자가 없다. 개별 화물차주가 알음알음으로 주문을 따오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에선 정보기술(IT) 발달이 미들마일 시장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T와 같은 호출 앱 등장으로 택시 시장의 판도가 바뀐 것과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관련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가 운영하던 화물 정보망인 ‘화물마당’ 지분 49%를 지난해 10월 인수했다. 지난달엔 화물정보 플랫폼 ‘로지노트 플러스’를 출시했다.

티맵·KT·LGU+도 시장 선점 노려

미들마일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은 건 티맵모빌리티다. 티맵모빌리티는 미들마일 서비스인 ‘티맵화물’을 지난 2월 출시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화주에게 초점을 맞췄다. 화주가 직접 최적 운임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차주 친화적인 앱을 준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화물차주 네트워크는 2021년 8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물류업체인 ‘YLP’의 운송 데이터를 활용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차량용품 업체인 인프라텍과 함께 모빌리티 앱인 ‘티맵’ 정보를 계기판과 차량 앞 유리에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장비도 공급하기로 했다.

해외 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미국 우버를 필두로 대형 모빌리티 업체들이 미들마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버는 2017년 화물사업부를 신설한 뒤 2021년 물류업체 트랜스플레이스를 22억5000만달러(약 3조100억원)에 인수했다. 올 2분기 이 회사 매출의 14%인 12억7900만달러(약 1조7100억원)가 물류 사업에서 나왔다.미들마일 시장을 노리는 건 모빌리티 업체만이 아니다. KT는 지난해 5월 출시한 미들마일 앱 ‘브로캐리’에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화물 추천 기능을 더했다. LG유플러스도 연내 미들마일 서비스인 ‘화물잇고’를 선보인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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