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제명안 표결 '보류'…'불출마 선언' 동정표 얻었나

김남국 무소속 의원/사진=뉴스1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의 '제명안' 표결이 미뤄졌다. 김 의원이 이날 오전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민주당이 이에 대해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국회 윤리특위 1소위원장인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는 30일 오후 1시 30분에 소위원회를 재개해 표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표결 연기'를 제안한 송 원내수석부대표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표결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을 정했고 그에 따라 소위원회를 한 번 더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느냐에 대한 숙고가 필요한 것"이라며 "아직 의견을 정하지 못해 각자 생각해봐야겠다고 해서 시간을 다시 한번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김 의원의 불출마선언을 참작해 징계 수위를 낮추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예단할 수 없다"며 "그 정도(징계 감경)는 아니라고 하는 분도 일부 있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표결을 강해하겠다는 입장이었던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송기헌 의원이 정중하게 시간을 요청했고, 민주당 측 제안을 허투루 들을 수는 없기에 수용해 일주일 순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리위원 각자가 개개인 양심과 상식에 맞게 투표할 것"이라도 덧붙였다.

한편,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의 온정주의는 내로남불"이라며 "오늘 표결 지체 모습은 현재 무소속일지라도 그가 현재도 민주당 의원이며 당지도부의 비호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김남국 의원의 입장문과 윤리특위 징계 유보는 별건"이라며 "시간을 미루면 미룰수록 당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고 썼다.그는 "김남국 의원의 연관검색어로는 아마도 조국 전 장관, 이재명 대표, 그리고 처럼회가 있을 것"이라며 "김남국 의원은 민주당 이슈를 이끌어 온 중심에 있던 사람이다. 그런데 거기에 내로남불 코인 거래까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출마 선언이 문제를 희석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는 온정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