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류 소식에 '소금주' 상한가…전문가들 "투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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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앞두고샘표, 보라티알, 인산가 등 소금 제품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소금주·수산물주 등에 투자자 몰려
"실적 개선과는 별개…자칫 물릴라" 지적도
22일 인산가는 가격제한폭(29.85%) 오른 3480원에 마감했다. 이 기업은 죽염과 죽염치약, 죽염응용식품 등을 제조·유통한다. 지난 한달간 주가 상승폭이 61.86%에 달한다. 샘표는 12.62% 높은 5만9800원에 거래됐다. 이 기업은 신안바다 꽃소금, 구운소금 등 제품을 판매한다. 간장으로 유명하지만 매출의 약 절반 이상이 소금을 비롯한 비장류에서 나온다.
천일염 등 소금 제품 유통기업 보라티알(26.49%), 대상홀딩스(6.2%) 등도 상승 마감했다. 소금 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국내 소매 시장에선 지난 6월부터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밝혔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국 주요 시장에서 굵은소금 소매 평균가격은 5kg당 1만2145원으로 작년에 비해 약 9% 올랐다. 작년부터 지난 5년간 평균(8110원)에 비하면 49.7% 높다. 사재기 영향으로 단기 수요가 급증한 반면 태풍·집중호우 등으로 공급이 크게 늘지 못해 가격이 뛰었다.
이날 수산물 관련주도 뛰었다. 사조씨푸드(11.11%), CJ씨푸드(9.91%), 동원수산(8.74%) 등이다.
이들 기업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영향을 점친 투심이 몰렸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떨어지면 국내 수산물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다만 전문가들은 오염수 방류가 이들기업의 중장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는 더 두고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사업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테마주 성격으로 주가가 움직이다보니 급등락 과정에서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샘표는 이날 장중 상한가를 찍었지만 막판에 상승률 절반 이상을 반납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한 식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소금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선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만일 값이 오른다 해도 원재료 가격이 높아지는 일이라 유통기업의 영업이익 개선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매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소금 사재기 현상이 많이 발생하면 이후 한동안은 그만큼 소금 구매량이 줄어든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