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장군' 수로비킨, 러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서 해임"(종합)

"우크라전 부사령관서도 물러나"…'바그너 그룹 반란' 이후 사라져
김지연·유철종 기자 =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반란 이후 숙청설이 이어졌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공군) 총사령관이 해임됐다고 러시아의 저명한 언론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이터·dpa·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전 개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 반정부 성향의 러시아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 전 보도국장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수로비킨이 공식 발령을 통해 해임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매체 RBC 통신도 자체 소식통들을 인용해 "수로비킨 대장(4성)이 다른 직책으로의 전보와 관련, 현 직책(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서 해임됐다"면서 "그가 현재 단기 휴가 중"이라고 전했다.

해임된 수로비킨을 대신해 항공우주군 총참모장 빅토르 아프잘로프 상장(3성)이 총사령관직을 맡았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소개했다. RBC 통신은 수로비킨이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직에서 물러남과 함께 우크라이나전 부사령관직에서도 해임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매체들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수로비킨은 지난 6월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 수뇌부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는 바그너 그룹 반란 당시 러시아 국방부 영상을 통해 프리고진에게 반란을 중단하도록 촉구했으나, 실제로는 프리고진의 반란과 연계됐을 것이란 추측이 무성했다.

이후 수로비킨이 반란 공모 가능성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는 러시아 매체들의 보도도 이어졌다.

수로비킨은 지난 2017년 11월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 올랐으며, 2017∼2019년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 지휘를 맡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턴 우크라이나전 총사령관을 맡았다가 올해 1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교체돼 부사령관으로 밀려났다.

당시 경질 배경을 두고 수로비킨이 프리고진의 지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등 군 수뇌부에 적대적인 프리고진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시리아 파견 러시아군을 지휘하는 동안 잔인한 반군 진압 작전을 펼치면서 '시리아의 도살자', '아마겟돈 장군' 등의 별명을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