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사 법인세 40% 줄 듯

경기 침체로 기업실적 악화 탓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이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4조원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은 올해 실적에 따른 법인세를 내년에 납부하는 만큼 내년 세수 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657곳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에 잡아놓은 법인세 비용(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당기순이익)은 20조3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34조2546억원)보다 40.7% 급감했다. 법인세 비용은 기업들이 매년 3월 국세청에 내는 실납부액이 아니라 자체 추산한 회계상 금액이다. 법인세 실납부액을 가늠할 수 있는 공시 항목이다.상반기 재무제표 기준 법인세 비용은 상장사 중 현대자동차가 2조659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상반기(1조3051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자동차 수출 호조로 이익이 급증한 결과다. 이어 △기아 1조8875억원 △KB금융 9855억원 △GS 9108억원 △신한지주 9020억원 순이다.

반면 매출·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상반기 법인세 비용이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2412억원에 그쳤다. 작년 상반기(7조1071억원)의 3%가량에 불과하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