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위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 방해에 심각한 우려"

對외교부 서한서 지적…건축주측 "유엔 공식서한은 희망"
지난 2일 유엔인권위원회가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외교부에 보낸 공식 서한에는 "예배 장소 공사 방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북구청 등에 따르면 유엔인권위는 서한에서 사원 공사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에 '대현동에 탈레반이 있나, 여기가 너희 나라냐, 우리 주민에게 위협을 멈춰라', '유럽처럼 무슬림이 붐빈다면 이 지역은 슬럼화되고 치안이 악화한다' 등이 적혔다는 점을 언급했다.

유엔인권위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근거로 이슬람 사원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언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유엔인권위는 60일 이내로 답변을 요구하면서 "이 기간이 지나면 공식 서한과 한국 정부의 답변이 홈페이지에 공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중단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임시 조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인권위는 이슬람 사원 건설이 부당하게 방해받지 않도록 취한 조치, 대현동 무슬림들의 종교적 자유 등을 존중해주기 위해 취한 조치, 특정 종교에 대한 비하나 부정적 편견에 대처하기 위해 취한 조치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배광식 북구청장은 "그동안 사원 건축주 측과 지역 주민들 간의 중재를 위해 해왔던 노력을 정리해 외교부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건축주 측은 "유엔인권위의 공식 서한은 우리에게 희망이다"라며 "구청은 법에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동안 공사가 지연돼서 재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힘들었다"고 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