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23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위기 발생시 한국의 관여 가능성에 대해 "우리 국익에 따라 협의할 수 있고 우리가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 국익에 맞춰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에서 급박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박 장관은 한국이 개입할 가능성도 있냐고 김 의원이 거듭 묻자 "지금 사전에 어떻게 하겠다 하는, 특정적인 그런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한미일은 최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국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과 위협에 대응해 신속히 협의하겠다는 공약(Commitment to Consult)을 채택했다. '지역적 도전과 위협' 범위가 포괄적이어서 한국 입장에서는 한반도를 넘어선 역내 위기에 미국, 일본과 함께 공동 대응할 소지가 커지고, 한중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합의는 역내 중요 현안에 대해 3국이 긴밀히 협의한다는 정치적 의지 표명"이라며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제3국의 상황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나 대만해협 유사시에 주한미군은 출동하게 되나'라는 질문에는 "그것은 아직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박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회담이 끝나자마자 중국에 이번 회담에 대해 저희가 설명을 충실하게 해줬고 중국도 그 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한중 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중국이 가지고 있는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 중국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중국에 외교채널을 통해 캠프 데이비드 회담 결과를 설명했을 때 반응이 어땠느냐고 묻자 "중국에 관해서 어떤 메시지가 나오는지 상당히 주의를 집중하고 있었던 것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은 앞으로 건전하고 성숙한 관계를 발전시켜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 전략적 소통을 앞으로 지속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국 정부가)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거기에 대해 중국이 경청을 했다"며 "중국은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는 뜻을 중시하고 있다"는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전날 발언을 소개하고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장관은 같은 당 이명수 의원의 질의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협상 결과를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러시아와도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는 표현이 이번에 한미일 정상 공동성명으로는 처음 들어간 데 대해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우리에게도 대단히 중요하고 국제적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용어로 양안관계라는 것을 쓴 것이고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