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의 행운을 낚아채는 방법이 담겼다는 '역행 사고'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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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남과 다르게 판단하고 행동한 일본 기업가
파란만장한 자기 인생 소개하며 ‘역행 사고’ 설파
“다수의 생각이나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 있어야”
1998년에 발표된 가수 강산에의 노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은 이렇게 시작된다. IMF 외환 위기가 닥친 시점에 이 노래는 중장년 세대들의 ‘노래방 18번’이었다. 당시 목청껏 노래를 불러대면서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원망하거나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거꾸로’ 그리고 ‘거슬러’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막막하고 두려운 일이다.
남들이 모두 가는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결국,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난달 말 일본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 오른 <역행 사고(逆張り思考)>는 남들과 다르게 판단하고 행동해서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가로 성장한 나리타 슈조(成田 修造)의 책이다. 14살에 아버지가 실종되고, 17살에는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면서 가족이 풍비박산이 났지만, 파란만장한 인생을 통해 터득한 ‘역행 사고’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나리타 슈조는 비참한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입학한 후, 20살에 학생 샐러리맨을 거쳐, 22살에 학생 인턴으로 기업과 개인 사이의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스타트업 ‘클라우드웍스’에 입사했다.
25살에는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 올라 ‘최연소 상장기업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고, 33살까지 회사를 경영한 후, 현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역행 사고’란 절대다수의 생각이나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반대의 것에서 승부를 거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훈련을 하면서 자기만의 경쟁력을 키웠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국제 비즈니스 동아리에 들어가 벤처 사업을 벌이기도 했고, 학생 샐러리맨을 하면서 월급으로 학비를 충당했으며, 학생 기업에 도전해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졸업 무렵에는 마치 ‘의자 뺏기 게임’ 같은 일반적인 취직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해, 다른 대학생들처럼 똑같은 정장에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유명한 기업에 면접을 보러 다니지 않았고, 대신 자신의 강점을 가장 발휘 할 수 있는 곳에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하면서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싸우지 않고 압도적으로 이기는 인생 전략’이라는 부제가 적힌 책에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밝은 미래를 위한 포석’에서 시작해 ‘자신의 개성을 찾고, 믿고, 키운다’, ‘인생의 80%는 목표 설정으로 결정된다’, ‘상식을 의심하고 경쟁하지 않고 이긴다’ 그리고 ‘눈앞의 행운을 낚아채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인생을 상승 기류로 올릴 수 있는 5가지 역행 사고법이 소개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책을 찾아내고,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질 수 있는 비결이 역행 사고에 있으며, 역행 사고야말로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진정한 혁신과 창조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안내한다.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는 왜 남들의 선택을 따라 하고 있는가?’ 책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계관이 흔들리고 이제껏 믿어왔던 가치관이 전복되는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행 사고’라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