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국 "어렵게 불린 자산…길게 보고 똑똑하게 물려줘야"[한경 재테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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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경 재테크쇼'서 강연
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
국내 상속·증여세율, OECD 국가 상위권
"증여·상속, 상황 따라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정인국 한서법률사무소 변호사(사진)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2023 한경 재테크쇼'에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 상속과 증여 관련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정 변호사는 이날 '물려주려다 자칫 稅폭탄…상속·증여세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정 변호사는 투자자들이 자산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 상속·증여 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가장 높다"며 "재산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상속보다 증여가 유리하다"고 꼽았다. 이어 "과세율은 재산 구간별로 10~50%가 적용된다. 1억원, 10억원, 30억원 별로 과세율이 다르므로 작은 금액으로 쪼개기 증여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상속과 증여를 하면서 절세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정 변호사는 '10년'을 주목했다. 그는 "10년 간격으로 나눠 증여하면 합산에 따른 증여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증여에서 합산과세를 피할 수 있고, 미래 가치가 아닌 '현재 가치'로 측정되기 때문에 증여세가 없거나 줄어들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상황별로 다른 절세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자녀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을 경우 절세 전략도 소개했다. 정 변호사는 "자녀가 해외에 있는 경우 부모가 대신 증여세를 내줘도 된다"며 "해외에 거주하는 비거주자 자녀에게 10억원 가격의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 부모에게 연대납세의무가 존재한다. 따라서 2억원을 대납하고 과세 문제가 종결된다"고 했다. 반면 국내에 있는 자녀의 증여세를 부모가 내주면 추가 증여세가 붙어 결국 3억원으로 늘어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최근 신설된 결혼자금증여 활용에 알맞은 조언도 전했다. 정 변호사는 "결혼자금 증여는 1억원까지 비과세 한도이므로 양가에서 1억5000만원씩 증여한다면 총 3억원까지 비과세"라고 했다. 특히 "자금의 사용처는 문제 삼지 않으므로 혼인자금 외의 용도도 가능"하다며 "재혼에도 적용할 수 있고, 증여받은 후 파혼 시 3개월 내 반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생명보험을 통한 절세 혜택도 소개했다. 정 변호사는 "자녀가 보험계약자로서 부모에 대한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자녀가 직접 보험료를 납부했다면 부모 사망 후 받는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자녀의 고유재산이 된다"며 "생명보험의 보험금은 비과세소득이기 때문에 추가 과세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만일 부모가 여러 채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 어떤 부동산을 우선 증여해야 할까. 그는 임대 수입이 나오는 부동산을 먼저 증여할 것을 추천했다. 정 변호사는 "부모가 3개의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 상가건물, 거주하는 주택, 토지의 순서로 증여하라"며 "특히 상가건물을 먼저 증여할 때 건물에 최대한도로 담보를 설정해 상가건물을 먼저 증여하라"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절세 전략을 골고루 활용해 납부할 세금을 줄여야 한다. 그는 "어떤 절세전략으로도 세금을 0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하다"면서도 "여러 개의 절세전략을 골고루 활용해 납부할 세금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률·세무 전문가와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2023 한경 재테크쇼에는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우승자인 임동락 한양증권 여의도PWM센터 부장, 강남을 대표하는 프라이빗뱅커(PB)인 이다솔 메리츠증권 강남금융센터 이사와 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장이 국내 증시 진단과 투자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부동산 분야에 대해선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와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가 발표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