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괴벨스 공원 짓는 셈"…與, 정율성 공원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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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율성, 기려야 할 영웅 아닌 적군"국민의힘은 25일 광주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이스라엘에 괴벨스 공원을 짓는 셈"이라고 맹비난했다.
"돈 되는 일이면 국가정체성 필요 없나"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율성이라는 인물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 존재를 부정하는 데 온몸을 바쳤다. 북한조선인민군 구락부장 지냈고 조선인민군 협주단을 창설해 단장이 됐다"면서 이렇게 밝혔다.나치 정권의 선전 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선동을 통해 유대인 대량 학살을 주도했다. 대한민국에 정율성 공원을 짓는 건 700만 유대인이 살고 있는 이스라엘에 '괴벨스 공원'을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비유다.
박 의장은 "우리가 기려야 할 영웅이 아니라 호국영령들이 통탄해 마지않을 적군이었던 것"이라며 "민주당은 조성 사업을 비호하다가 정율성의 행적이 뒤늦게 드러나자 '한중 문화 교류 차원이었다'고 발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돈 되는 일이면 국가정체성도 필요없다는 얘기냐"며 "백선엽 장군에 대해선 파묘법까지 발읳며 전쟁영웅을 욕보이더니 북한과 중국 군가를 작곡한 인물 칭송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정율성 공원 조성 계획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논란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22일 광주시 정율성 기념 공원 사업을 비판하면서 불이 붙었다. 박 장관은 당시 페이스북에서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만들어 6.25 전쟁 남침의 나팔을 불었던 사람, 조국의 산천과 부모·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공산군 응원 대장이었던 사람이기에 그는 당연히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었다"고 썼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에 맞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주의 눈에 그는 뛰어난 음악가이고, 그의 삶은 시대적 아픔이다.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며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 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일 독립운동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가 겸 음악가로 활동하다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시 출생인 정율성은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 음악을 공부했다.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6·25전쟁 당시 중국 인민군을 위해 전선 위문 활동을 펼친 후 중국으로 귀화했다. 정율성기념사업회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앞으로도 한중간 문화교류를 위해서는 정율성 선생의 생가가 필요하고 중국인 관광객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나친 이념 논쟁을 벌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