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상속세 폐지 추진하는 영국…한국도 개선해야

상속세는 부의 재분배라는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근로 의욕과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기업 경영에도 큰 부담을 준다. 적정 세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등 상속세 제도 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
영국 정부와 집권 보수당이 상속세 폐지 방안을 마련해 2025년 하원 총선 대표 공약으로 내걸기로 했다. 현재 영국은 32만5000파운드(약 5억4000만 원) 이상의 자산 상속 과정에서 초과액의 40%를 상속세로 부과한다. 총선 승리로 상속세를 폐지할 경우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6번째로 상속세 없는 나라가 된다.

폴 존슨 영국 재정연구소(IFS) 소장은 “자산을 해외로 돌릴 수 있는 부자들은 손쉽게 상속세를 피하지만, 집 한 채가 전부인 가정은 꼼짝없이 세금을 낸다”라며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을 언급했다. 이 밖에 소득세와 재산세를 이미 냈음에도 다시 상속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영국의 상속세 폐지 논의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에선 상속 재산이 30억 원을 넘는 경우 최고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OECD 국가 중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으며, OECD 평균 세율인 15%와 비교해도 과도하다. 기업을 상속할 경우 최대 주주 할증(20%)이 더해져 세율은 최고 60%까지 올라간다. 2000년 이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세율 구간과 공제액이 변함없는 점도 문제다.

상속세는 부의 재분배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근로 의욕과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기업 경영에도 큰 부담을 준다. 지나치게 높은 세율은 조세 저항을 부를 수도 있다. 적정 세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는 등 상속세 제도 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

전아린 생글기자(용인외대부고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