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딩 교육 업체 코드스테이츠, 인력 절반 감축 추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딩 교육 스타트업 코드스테이츠가 대량 인력 감축에 나섰다. 경기 위축으로 외부 투자유치가 힘들어지고 주요 수입원인 정부 위탁 사업이 끊기면서다. 일부 임원(C레벨)도 퇴사할 예정이다.

25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코드스테이츠는 이날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진행한다. 대상자는 전체 인력 220명 중 절반가량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부서별 10~50%대 인원을 감축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대 60%까지 ‘퇴직 행렬’이 확대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 사업 '위기'에 투자 유치 난항 겹쳐

2018년 설립된 코드스테이츠는 개발자를 양성하는 코딩 부트캠프(단기교육) 업체다. 고액 연봉의 개발자가 주목받으며 다른 코딩 교육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빠른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2020년 20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은 지난해 360억원으로 성장했다. 누적 수강생 수는 약 9000명이다.

사업 확대 배경엔 정부 지원 사업이 있다. 정부가 국가에 필요한 개발자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시행한 각종 지원 사업이 코딩 교육 스타트업의 핵심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코드스테이츠 역시 고용노동부의 ‘K-디지털 훈련과정(KDT)’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KDT 사업은 해마다 규모가 커졌다.

위기는 KDT 사업을 통해 불거졌다. KDT 사업 예산은 지난해 3248억원로 커졌지만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서초고용센터가 지난 4월 관련 조사를 벌였고, 코드스테이츠가 일부 ‘무자격 강사’를 교육 사업에 고용한 것이 적발됐다. 이후 코드스테이츠의 KDT 신규 교육 과정은 모두 사라졌다.

사업다각화 필요한 코딩 교육 업체

감사 관련 정부의 최종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교육 과정 중단은 코드스테이츠의 재무 상황을 악화시켰다. 사업비 일부를 다시 물어줘야 할 가능성도 커졌다. 회사 측은 “운영하고 있던 교육 프로그램 중 일부 과정의 현금 유동성이 최근 몇 개월 원활치 않았고 중단된 사업 인력을 포함해 지금의 고용 인원을 유지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희망퇴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외부 투자 유치는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량 인원 감축 계획에 따라 C레벨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초기 멤버인 이웅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조직 개편 업무를 마무리하는 대로 회사를 떠난다. 구일모 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앞서 교육 연구개발(R&D) 총괄 업무로 물러났다. 당초 교체설이 불거진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는 계속 대표직을 맡기로 했다. 코드스테이츠는 측은 “조직 개편 이후 수익성을 높여 경영 지표를 빠르게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코딩 스타트업의 정부 사업 의존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KDT 예산은 4163억원이 편성되며 전년 대비 약 1000억원 늘었다. 이에 교육기관 심사를 맡는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은 고용노동부와 업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단일 사업에 기대는 매출액 구조를 탈피하려는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낸 곳은 아직 드물다는 평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직격타를 맞는 구조는 사실 다른 업체도 다르지 않다”며 “자생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