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되는데 왜…"옆집도 난리예요" 탕후루 가게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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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생산 2위 인도, 수출규제
설탕 가격 상승 전망나오면서
식료품값 폭등 우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설탕 가격 관련 글들이다. 세계 주요 설탕 수출국인 인도가 설탕 수출을 금지한다는 소식에 안 그래도 값이 치솟고 있는 국제 설탕 가격이 더 오를 것을 우려한 이들이 설탕을 사들이는 중이다. 장기간 보관 가능하고 음식의 재료가 되는 경우가 많은 설탕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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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설탕 등 서민 계층 생활에 필수적인 주요 식료품 값이 연이어 들썩이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특히 설탕을 많이 쓰는 빵·과자·음료·아이스크림 등 공산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Sugar+inflation)'에 대한 공포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젊은층의 대세 간식으로 떠오른 탕후루 상인들의 고민도 크다. 탕후루의 주재료가 설탕이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탕후루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39)는 “탕후루 열풍을 이어가려면 낮은 가격대를 유지해야하는데 혹시나 설탕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도 자극할까봐 걱정이 된다”며 “우리 가게는 물론 인근 탕후루 가게 사장님들도 미리 설탕을 사놓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설탕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것은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설탕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인도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가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7년 만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설탕 수출량을 통제해왔다. 연 1000만t에 달하던 수출량을 800만t으로 축소했다. 올해 10월부터는 아예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다.
인도의 설탕 수출 금지 움직임은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 주요 산지가 가뭄에 시달리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인도 정부의 기상 자료에 따르면 사탕수수 주산지인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올해 강우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이다. 인도의 8월 강우량은 1901년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기상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빵이나 과자 등 식품 제조원가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으로 적어 설탕 가격 상승이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설탕 및 관련 제품 사재기와 같은 부정적인 여파를 가져올까 분위기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