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만든 AI가 주식 골라 담은 ETF…11월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입력
수정
LG AI 연구원-크래프트 손잡고LG 그룹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이 고른 주식을 담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 LG 그룹이 개발한 AI 기술이 금융 분야에 접목해 상용화 된 첫 사례다.
AI가 주식 골라내는 ETF 상장
24일(현지시간) LG AI연구원과 크래프트 테크놀로지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AI 모델을 활용한 ETF 상장을 위한 상업화 본계약'을 맺었다. 앞선 지난 18일 크래프트 테크놀로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TF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ETF명은 'LG 크래프트 AI-파워드 US 라지캡 코어(LG QRAFT AI-Powered U.S Large Cap Core)', 티커명은 'LQAI'로 결정했다. SEC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11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크래프트는 미국 증시에서 AI를 활용한 ETF 4종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1억4600만달러를 투자를 받았다. LG AI 연구원은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예측 AI 모델'을 지난 2020년부터 개발해왔다. LG전자의 예측 AI 모델은 △효율적으로 공급망을 설계하기 위한 국가별 물류센터별 수요 예측 △생산 최적화를 위한 스케줄링 자동화 △비용 효율화를 위한 제품가격 예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된다. 예를들어 LG화학에서 필요한 원자재의 미래 가격을 AI가 예측해 최적의 매수 시점, 재고량 등을 정하는 식이다. LG전자 공장에서 생산한 TV를 각 국가별 물류센터로 이송해야 할 때, 국가별 수요를 AI가 예상해 물량을 배분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LG AI 연구원은 '예측 AI 모델'을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AI 모델'을 개발했다. 크래프트는 이를 활용해 ETF를 운용할 계획이다. 이 ETF는 자산의 80% 이상을 시가총액 100억달러 이상인 미국 대형주에 투자한다. 투자 종목 개수는 100개다. AI 모델이 4주에 한 번 씩 ETF에 담을 주식과 비중을 결정하면, 이를 바탕으로 펀드매니저가 운용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AI가 주식을 골라내는 전략을 변경할 수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위험회피형 포트폴리오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 AI 모델'은 각 기업의 재무데이터, 기존 주식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주식을 골라낸다. 숫자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뉴스 데이터도 학습한다. 블룸버그 등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기사만 학습해 가짜뉴스나 잘못된 뉴스를 학습할 가능성은 낮췄다. 이화영 LG AI 연구원 상무는 "기존 금융 관련 데이터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뉴스 데이터의 맥락을 학습할 수 있도록 AI를 설계해 예측 능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형식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대표는 "AI가 어떤 데이터를 공부할지 선택하고 이를 구조화하는 데는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크래프트가 기존에 운용하던 AI 모델과 LG AI 연구원의 예측 AI 모델을 결합해 기존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