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만큼 올랐다?…테슬라·애플까지 팔아치우는 서학개미들

국내 상장된 미국 테크·IT 섹터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테슬라·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테크기업에 대한 국내투자자들의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테슬라, 메타 등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 10개를 담고 있는 'TIGER 미국테크 TOP10 INDXX'에서 지난 1개월(7월24일~8월25일) 사이 763억원이 순유출됐다. 기간을 지난 3개월로 넓히면 순유출액은 2316억원에 달한다. TIGER 미국테크 TOP10 INDXX의 수익률은 지난 1개월과 3개월 각각 1.79%, 10.45% 였다. TIGER 미국테크 TOP10 INDXX는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미국 빅테크ETF로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다.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에서도 지난 1개월 사이 341억원이 순유출됐다. 빅테크 기업을 담고 있는 'KODEX FANG플러스(H)'와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 액티브'에서는 각각 56억원, 4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을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428억원)과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188억원)에서도 자금이 순유출됐다. 국내에 상장된 대부분의 주요 미국 테크·IT ETF에서 최근 자금이 동시에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개별종목에 대한 매수세도 약해지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 애플 등 국내 서학개미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기업들에서도 순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개월 사이 테슬라를 22억1904만달러(2조9362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같은기간 애플도 3억7049만달러(약4904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미국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리스크 회피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올 상반기 시장 예상을 깨고 급등하면서 현시점 '오를만큼 올랐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빅테크 회피성향이 나타나고 있는것과 반대로 지난 1개월사이 리스크가 거의 없는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순유입액 1609억원), TIGER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749억원원) 등에는 뭉칫돈이 들어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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