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사블로거들, 자국군 지휘부 비판 계속하며 국방부와 마찰

"우크라 남부 점령지 포병 지원 요청 무시해 심각한 병력 손실"
민족주의 성향의 러시아 군사블로거들이 자국군 지휘부의 미숙한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실태를 계속 비판하며 국방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가 2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ISW 보고서에 따르면 군사블로거들은 지난주 드니프로강 하구에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한 섬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군 제205 자동화소총 여단이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심각한 병력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군사블로거들은 여단 지휘관들이 점령지에 대한 포병 지원을 강화해 달라는 병사들의 반복적인 요청을 무시해 전력 손실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후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한 국영 언론은 종군기자의 현장 취재를 통해 해당 여단 소속 군인 5명이 깔끔한 새 군복을 입고 참호 속에서 작전 중인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블로거들의 비판에 맞불을 놓았다. 영상에서 군인들은 군사블로거들이 작전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포병 지원 부족으로 여단 내에서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퍼뜨리는 일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군인들은 또 블로거들이 우크라이나전을 돕고 싶다면 직접 총을 들고 최전선으로 나가 싸울 것을 촉구했다.

이에 군사블로거들도 재반격에 나섰다. 블로거들은 자신들을 비난한 영상이 여단 지도부나 러시아 국방부가 외부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연출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상에 등장한 군인들이 새 군복을 입고 있는데, 이는 그들이 참호 속에서 싸우고 있다는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러시아 군사블로거들은 지난해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전에서 작전 실패를 거듭한 자국군 지휘부를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일부 블로거들은 최근 의문의 항공기 추락 사고로 숨진 바그너 용병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국방부에 대해 혹평을 가할 때 지지한 바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전을 지휘하는 러시아 국방부는 소셜미디어 등 정보공간에서 자신들을 향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ISW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