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자체 개발·개조한 드론 러 본토 공격에 활용"

서방 무기로 러 본토 타격 한계…'모로크' 등 드론 투입
단일 지휘체계 부재·저렴한 부품 부족 등 문제도
우크라이나가 최근 자체 개발 및 개조한 드론을 러시아 공격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5일 크림반도 내 러시아 군사기지를 타격할 때 자체 개발한 시제품 드론 '모로크'(Morok)를 투입했다.

모코르는 우크라이나어로 '어두운 기운'이라는 의미다.

모로크를 비롯한 기타 시제품 드론을 동원해 진행된 당시 공격으로 러시아 군사기지에서는 여러 명이 죽고 다쳤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모로크는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 무거운 탑재물을 싣고도 수백㎞를 이동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대표적인 자폭 드론으로 꼽힌다.

자폭 드론은 기체가 직접 목표물에 충돌하는 무기로, 일반적인 공격용 드론이 높은 고도에서 기체에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자체 개발한 드론을 중심으로 향상된 우크라이나의 공습 능력은 '수개월 전부터 뿌려진 씨앗'의 결과라고 모코르 개발팀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말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론 등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136' 등을 전쟁에 적극 활용한 러시아와는 달리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지원한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탓에 드론 공격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미사일 초강대국'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자체 미사일 시스템까지 갖춰 장거리 타격 능력에서 이미 우크라이나를 앞서고 있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반격을 위한 방법 모색에 나섰고, 그 결과가 모로크를 비롯한 자체 드론 개발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군은 S-200 등 기존 방공 미사일을 새로 개조하는 방법으로도 공습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와 그 주변에 잇따라 S-200 미사일 공격을 시도한 바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자체 드론을 개발하는 과정에 몇 가지 약점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선 드론 개발 프로그램에 단일 지휘 체계가 부재한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모든 정보기관을 포함한 국가기관 여럿과 프리랜서 개발자들이 드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개별 조직 단위로 일하며 서로 소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보안과 경쟁 등을 위한 조치지만, 대량생산 및 드론 최적화에는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드론에 들어가는 저렴한 부품과 전자장치를 구하기 어렵고, 우크라이나 무기 산업계에 관료주의, 부패가 팽배하다는 점도 드론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우크라이나가 드론 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법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우크라이나 정부는 앞서 드론 개발을 위해서만 400억 흐리우냐(약 11억 달러·1조4천억 원) 규모 예산을 책정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로서는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