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내장재 신개념 도입한 에스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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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자동차 내장재 제작 공법은 50년 넘게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젠 바꿀 때가 됐습니다.” 지난 25일 경북 경주시 외동읍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종미 에스앤비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가열 없이 가죽·플라스틱 붙여
친환경공법으로 유해가스 안 나와
자동차 내장재 등을 생산하는 에스앤비는 세계 최초로 가죽과 플라스틱을 붙이는 ‘열융착 라미네이션’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공정을 거치면 천연 가죽에 열을 가하지 않고도 작업이 가능해 가죽의 물성 변화 없이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회사명은 ‘소금(salt)’과 ‘빛나는(bright)’이라는 단어를 합친 말이다.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자’는 의미로 부친인 이승지 공동대표가 2001년 창립 당시 지은 이름이다. 2002년부터 합류한 이종미 대표는 자재 납품에서 생산·개발 등 여러 팀을 두루 거쳐 현재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경주에 있는 본사 공장 부지는 3개 동, 1만1000㎡ 규모다. 전북 익산과 충남 아산에도 공장을 두고 있다.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한 게 회사의 자랑이다. 주요 생산품인 차량용 시트 커버링 라미네이션 가공품 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접착제를 사용해 유해가스가 나오지 않는 공법을 개발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집적지 경쟁력 강화사업 일환으로 비용 면에서 도움받은 점이 주효했다.
이 대표는 “2010년 즈음부터 친환경 공법 개발에 힘써 왔다”며 “이전에는 특수건강검진 대상자이던 작업자들이 공법 실천 이후부터 검진 대상자에서 벗어나는 등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에는 해당 기술로 산업혁신기술상을 받기도 했다.에스앤비 매출의 80%가량은 현대자동차에서 나온다. 천연가죽 제품은 제네시스 라인·신형 그랜저 차종 등에 적용된다. 차량 시트 커버링 가공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40% 정도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350만 대 이상의 차량 중 130만 대가량은 이 회사를 거쳐 가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약 33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에스앤비는 원천기술을 더욱 강화해 차량 외 영역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경주=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