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악화' 저축은행…대출문턱 더 높아진다

저축은행 상반기 적자 1천억 육박
연체율도 5%대로 3분기 연속 상승
"연체율 관리 위해 대출축소 불가피"



경제부 장슬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늘의 이슈는 무엇입니까?

올 들어 제2금융권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굉장히 컸는데요. 오늘 드디어 저축은행업권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저축은행은 올 초부터 부실 우려가 워낙 높았던 터라 많은 사람들이 2분기 성적표 궁금해 했을 것 같은데요. 뚜껑 열어보니 어떻습니까?



아쉽게도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지난 1분기에 저축은행업권이 9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었죠. 이번 2분기에도 434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올 상반기 누적 적자는 962억 원, 1천 원에 육박합니다. 적자폭이 1분기 대비로 줄긴 했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들어서 계속 적자가 나는 이유는 뭡니까?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줬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은행들까지 예금금리를 대폭 인상한 바 있습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있어야 수신 확보, 즉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잇따라 높였습니다. 당시 연 6%대 예금 상품까지 등장했었는데요.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다보니 금융사 입장에선 이자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저축은행업계의 이자이익은 5,221억 원이나 줄었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건전성이 악화되다보니 대손충당금을 더 쌓을 수밖에 없겠죠. 대손비용도 이 기간 6,292억 원 증가합니다. 사실상 돈을 벌 수 있는 요인들이 사라진 상황입니다.



저축은행의 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는데, 문제 없습니까?



올 6월말 기준으로 총여신 연체율은 5.33%입니다. 지난해 말보다 무려 1.92%p나 상승한 수치입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5.76%로 같은 기간 2.93%p나 늘었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5.12%로 0.38%p 상승했습니다.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도 연체율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죠.



올 초부터 '저축은행 망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는데, 연체율이 계속해서 오른다는 건 위험신호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하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위험에 대비해 실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기도 했고, 저축은행들이 보유한 연체채권도 지속적으로 매각하면서 올 1분기보다는 2분기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연체율이 지속 오르고 있는 것은 맞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강화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의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이뤄집니까?



가장 쉬운 방법은, 돈을 못 갚을 우려가 있는 곳에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됩니다. 말 그대로 대출문턱을 높인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신용점수가 너무 낮은 사람들보다는 우량등급, 신용점수가 높은 고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확대해왔습니다.

이렇게 문턱을 높이다보니 올해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에게 돈을 빌려준 저축은행은 전체 79개 중 15곳에 불과했습니다.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자 대출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려가는 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반기 전망은 어떻습니까?



적자폭이나 연체율 상승폭이 2분기에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하반기 역시 극적인 개선효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들 만기가 1년짜리의 경우 올 하반기 다시 도래하기 때문에, 재유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관건으로 남아있습니다. 결국 또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되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비용 부담이 또 다시 커지는 셈입니다.

다만 건전성 부분의 경우는 저축은행들이 지금처럼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하반기부터 부실채권 매각을 본격화할 경우 우려할 만한 수준까진 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