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DGB금융, 싱가포르에 '첫 해외 운용사' 추진

인허가 받아 연말께 운용 시작
KB·하나도 '홍콩 엑시트'에
싱가포르에 거점 마련
사진=연합뉴스
DGB금융그룹이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한다. 첫 해외 운용사 설립지로 아시아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를 낙점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은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 법인을 세우고 최근 싱가포르 통화감독청(MAS)의 ‘RFMC(Registered Fund Management Company)’ 라이선스 인허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 인가를 받아 운용에 나설 전망이다.
싱가포르의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는 운용자산(AUM)과 펀드 종류, 인력 기준 등에 따라 RFMC, RFMC AI, RFMC 리테일 등으로 나뉜다. 먼저 RFMC를 받은 뒤 RFMC AI, RFMC 리테일 신청을 할 수 있다.

DGB금융은 현지 전문가를 채용해 인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최영욱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장을 영입했다. 최 전 법인장은 옛 대우증권 홍콩법인 출신으로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 운용 경험이 있다.DGB금융이 해외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싱가포르 진출을 통해 인도차이나 금융벨트를 구축, 동남아시아 지역 비즈니스를 늘리려는 포석이다. DGB금융은 중국 상하이와 베트남 호찌민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캄보디아와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도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운용사까지 더해 현지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DGB그룹의 당기순이익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에 불과하다. DGB금융 자회사인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이다.

다른 금융사들도 ‘헥시트(홍콩+엑시트)’ 이후 싱가포르에 운용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KB자산운용은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한 바 있다. 금융회사들이 싱가포르로 몰리면서 금융업 인가를 받기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