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귀마개소송' 합의금 규모 예상보다 적어…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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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납 귀마개 결함 관련 7조3천억원에 합의 예상"WSJ
영구화학물질 PFAS 소송 합의 아직도 남아
결함이 있는 귀마개를 군에 판매한 혐의로 대규모 소송에 걸렸던 3M(MMM)이 55억달러(7조3,000억원) 규모의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보도로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주가가 6% 상승했다.
마켓워치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3M은 귀마개 소송에서 당초 예상보다 적은 55억달러의 금액으로 원고측과 합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M 이사회가 아직 이 제안에 대해 투표를 하지 않아 최종 금액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귀마개 소송은 30만건이 넘는 청구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행위로 기록됐다. 집단 소송에 참여한 퇴역군인들은 3M과 2008년에 인수된 회사인 애어로 테크놀로지가 소음 차단을 제대로 못하는 귀마개를 공급해 수많은 군인이 청력 손실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왔다.
당초 이 사건과 관련한 합의액수는 최대 100억~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3M의 주가가 장기간 부진한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RBC의 분석가 딘 드레이는 이 날 보고서에서 “원고측과의 합의금 규모가 기대치에 가깝고 3M의 대차대조표로 처리 가능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3M이 보유한 현금과 2023년 하반기의 현금흐름, 나머지 헬스케어 사업의 지분 가치 등 약 180억달러(23조8,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3M은 올해 말 헬스케어 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분사한다.
이 분석가는 3M에 대해 매도로 평가하고 목표 주가는 100달러로 제시했다.
씨티의 분석가 앤드류 카플로위츠는 주식을 보유로 평가하고 목표주가는 111달러로 제시했다. 이 분석가도 잠재적 합의 규모가 기대하던 금액중 가장 적은 규모로 3M에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합의가 “3M의 법적 부담을 줄여주고 평판 리스크도 덜어줘 투자자들에게 호의적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3M이 직면한 소송은 이것만이 아니다.
3M이 생산하는 화학물질인 PFAS는 분해되지 않아 영구화학물질로 불리면서 수질 오염을 초래하는 주범으로 지목돼 미국의 물공급업체 및 소비자 집단소송 등 또다른 대규모 소송에 걸려있다. 이 소송은 합의 규모가 귀마개 소송을 능가하는 125억달러(16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3M 주식은 2018년 사상 최고치인 주당 약 250달러에서 이 두 소송이후로 약 60% 하락했다. 시가총액에서 약 800억 달러가 휘발됐다. 소송으로 주식이 할인된 규모가 800억달러에 달한 셈이다.
주가 하락으로 3M 주가는 현재 2024년 수익 추정치의 약 10배에 거래되고 있다. 2018년 당시 주가는 2019년 수익 추정치의 약 22배에 거래됐었다.
월가는 3M이 2024년에 주당 약 9.80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