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정책금융 1.8조로 확대…12대 국가전략기술에 5조 투입 [2024 예산안]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K-콘텐츠' 수출 확대를 위해 금융 지원 규모를 두 배 이상 확대한다. 전체 연구개발(R&D) 분야 예산은 큰 폭으로 조정했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12개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예산은 늘린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K-콘텐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정책금융 규모를 올해 8300억원에서 내년 1조77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6000억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펀드'도 포함됐다. 정부가 8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과 민간기업 등이 투자하는 민관합동 펀드로 새롭게 조성될 예정이다.

부진한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무역금융, 해외 마케팅 등으로 수출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고 원전, 방산, 플랜트 등 유망 수출 분야를 지원하는 데 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R&D 예산은 21조5000억원으로 올해 보다 13.9% 줄였지만 AI, 첨단바이오, 반도체 등 12대 국가전략기술과 관련해선 올해 보다 6.3% 늘린 5조원으로 예산을 책정했다. 나눠주기식 'R&D 카르텔'은 뿌리뽑되 국가안보와 직결된 전략사업에는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R&D 예산 구조조정을 주문했다.아울러 정부는 국내 연구진 중심의 폐쇄적인 연구 시스템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R&D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올해 5000억원에서 내년 1조8000억원으로 늘린다. 미국 유수 대학과 연구소에 거점을 구축해 지속적인 R&D 협력을 이어가고, 해외 우수 과학자를 국내로 유치하는 등 인적교류를 강화할 예정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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