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생계급여 내년 月 21만3000원 인상 [2024 예산안]

노인일자리 수당 규모 1조5000억원→2조원
최중증 발달장애인 1대1 돌봄체계 구축
사진=뉴스1
내년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생계급여(최저생계비)가 사상 최대 폭으로 오른다. 4인 가구 기준으로 21만3000원 증가한다. 전년 대비 인상률은 13.2%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생계급여 지급 대상도 4만가구 가까이 확대한다. 노인일자리도 역대 최대 수준인 15만명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기초수급자 등 취약 계층일수록 지원을 두텁게 하는 '약자 복지' 강화다.

기초생활보장 강화

기획재정부는 29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약자 복지를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 강화를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내년 생계급여액은 4인 가구 기준 183만4000원으로 올해(162만원)보다 21만3000원 인상된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인상분(19만6000원)보다 1만7000원 많은 수준이다. 1인가구 기준으로는 올해 62만3000원에서 71만3000원으로 14.4%(9만원) 증가한다.

생계급여 지급 대상은 중위소득 30%에서 32%로 확대한다. 2015년 제도설계 이후 처음 선정 기준을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3만9000가구가 신규 지원 대상으로 편입된다.

의료급여의 경우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부양 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기존에는 일정 소득 이상의 부모·자녀가 있다면 의료급여 대상에서 제외됐다. 내년부터 중증 장애인은 본인 가구의 소득과 재산만 고려해 의료급여 대상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3만5000명이 신규 지원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새로 편입된 수급자는 연 34만원의 의료비용 절감 혜택을 보게 된다.

노인일자리 100만명 돌파

노인 일자리는 올해 88만3000명에서 내년 103만명으로 14만7000명 증가한다. 노인일자리의 전체 수당 규모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일자리 수당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2~4만원 인상된다.

노인 일자리는 교통 도우미 노노 케어 등 '공익형'과 보육교사보조 공공행정 업무지원 등 '사회서비스형', 실버카페 지하철 택배 등 '민간형'으로 나뉜다. 공익형은 수당이 월 27만원에서 29만원으로 2만원 오르며 지원 대상은 60만8000명에서 65만4000명으로 확대한다. 사회서비스형은 월 59만4000원에서 월 63만4000원으로 4만원 상승한다. 지원 대상은 8만5000명에서 15만1000명으로 늘어난다. 민간형은 19만명에서 22만5000명으로 수당 지급 대상이 증가한다.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매달 32만3180원씩 지급하는 기초 연금은 33만4000원으로 인상된다. 노인일자리 수당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수급하면 월 62만~97만원을 지원받는 효과를 보게 된다.

장애인 돌봄 사각지대 해소

저소득 대학생에 대한 국가장학금 지원도 확대한다. 기초·차상위가구 잔여의 등록금은 전액 지원하고, 저소득층은 30만~50만원 늘어난다. 대학생 생활비 대출 한도는 3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인상된다.

내년 만 0∼1세 아동에 대한 부모급여가 최대 100만원까지 인상된다. 만 0세는 올해 월 70만원에서 내년 100만원으로, 만 1세는 월 35만원에서 월 50만원으로 증가한다.

장애인 돌봄 지원도 강화한다. 도전적 행동을 나타내는 발달장애인의 돌봄 난이도를 3단계를 나누고 1대 1 돌봄 체계를 새로 구축한다. 장애인 가족의 극심한 돌봄 부담을 해소한다는 취지다.돌봄 난이도가 가장 높은 3단계는 24시간 1대1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간에는 장애인 복지관에서 1대 1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야간에는 지원주택에서 1대 1 돌봄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기존 1개소에서 시범 사업으로 운영하던 것을 전국 17개소로 확대한다.

여기에 그룹형 돌봄에 전담 인력 1명을 배치하는 1단계와 개별 1대 1 돌봄 서비스인 2단계가 신설된다. 주간에는 장애인 복지관에서 돌봄을 하고 야간에는 귀가하는 구조다. 각각 1500명, 500명이의 지원 인력이 신규 배치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