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반년 만에 다시 뛴다…김영섭號, '깜짝 인사' 안 한다

임시 주총서 대표 선임 결정 유력
金 "DX 기반한 혁신 성장 중요"
조직 대변화보단 내실 다질 듯

통신 '이권 카르텔' 논란 불식 숙제
KT가 약 6개월간 이어진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를 마무리한다. 이 회사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대표 내정자(사진) 선임을 결정한다. ‘김영섭 호’는 당분간 대대적인 개편 및 인사보다는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김영섭 대표 선임 가능성 높아

김 내정자가 선임되려면 의결 참여 주식 중 60%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정관 개정으로 50%였던 기존보다 ‘허들’이 높아졌다. 그런데도 업계는 김 내정자의 대표 선임에 이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KT의 최대주주(6월 말 기준 7.99%)이면서 지난해 말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시도에 제동을 건 국민연금공단은 김 내정자를 대표로 선임하는 데 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 신한은행 등 다른 주요 주주도 찬성 의사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와 ISS도 이달 중순께 김 내정자 대표 선임 건에 찬성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대표 선임 외에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경영계약서 승인 등 네 개 안건에 모두 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깜짝 조직개편·인사 안 할듯

새 수장을 찾은 KT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내정자는 최종 후보로 확정된 이달 초부터 KT 주요 임원들과 만나 주요 현안을 보고받았다. 그는 임원들과 만날 때마다 “디지털전환(DX) 역량에 기반한 혁신적인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직후 깜짝 인사가 이뤄지거나 조직을 개편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조직을 크게 흔드는 것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 기반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직전 몸담았던 LG CNS 때처럼 본원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기업을 강하게 할 전략을 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DX 경험이 많은 김 내정자가 비(非)통신 분야 주요 신사업을 지휘하고, 기존 통신 분야는 네트워크 전문가인 서 부문장이 챙길 전망이다. 김 내정자의 임기는 2026년 정기 주총까지 2년7개월이다.

통신업계에 불어닥친 ‘이권 카르텔’ 논란을 불식하는 것도 김 내정자에게 주어진 과제로 꼽힌다. 대통령실에선 통신업계 이권 카르텔 문제를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KT를 비롯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굳어진 시장 구조 속에 안주하며 영업하느라 통신 요금을 내리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시장에선 KT의 ‘새 출발’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CEO 리스크 발생 후 크게 하락한 주가는 김 내정자를 최종 후보로 지목한 지난 4일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KT 주가는 29일 3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4일 종가 3만750원과 비교하면 약 8.3% 올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