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잠재적 교란요인 예방 통해 안정적 공급망 유지" 공감

3년만에 대면 경제공동위…"한중간 각종 경제협의체 활성화"
한국과 중국 당국이 3년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촘촘히 연결된 양국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자는 데 공감했다.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은 리페이(李飛)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29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제27차 한중 경제공동위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중 간 공급망 안정과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잠재적 교란요인 예방 등 노력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유지할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한중 간 각종 경제협의체를 활성화해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으며, 우선 연내 이른 시일에 국장급 한중 경제협력 종합점검회의를 열어 후속조치를 점검하기로 했다. 한중 경제협력 종합점검회의는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과 중국 상무부 아주사 사장(司長)이 각각 수석대표를 맡고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들이 참여하는 회의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국장급 회의를 통해서도 분야별로 신규 협력사업을 더 발굴하고 양국 경제협력 현황을 점검하는 모멘텀을 계속 유지,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진영 대립이 강화되면서 핵심광물 무기화 등 공급망 교란 요인 가능성도 커지는 가운데 밀접한 공급망을 유지하는 한중이 '안정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한 것은 의미가 있다. 양측은 한중간의 경제 협력관계가 지난 30여년 간 양적·질적으로 발전해 온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호혜적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오 차관은 한중 간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진전을 희망했다.

또 게임·영화·방송 등 문화콘텐츠 교류가 복원돼야 한다며 지재권 보호를 위해서도 중국 측과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의 존재를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한국 문화콘텐츠의 대중국 수출은 한한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 차관은 불안정한 대외경제 환경하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안정적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도 요청했다.

리 부부장은 한중 경제협력 심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디지털경제, 녹색발전 등 새로운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외교부는 소개했다.

그는 한중 지방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관심도 당부했으며, 역내 및 다자협력 심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중 경제공동위는 양국이 수교 직후인 1993년부터 정례적으로 개최해 온 포괄적 경제협력 대화체로, 대면으로 열린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한미일 3국의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한 18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한중 간의 고위급 정례협의 채널이 처음 가동됐다는 점에서도 이번 회의는 눈길을 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외교부 차관보 방중 이후 한중 관계가 전반적으로 원만하게 계속 진전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이번 회의는 우호적인 관점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오 차관은 이날 주중국 기업과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등 유관 기관과 함께 공급망 간담회도 열어 현장의 의견과 제언을 들을 예정이다. 방중 첫날인 전날에는 한국 환경부와 중국 생태환경부가 설립한 한중 환경협력센터를 방문해 한중 대기환경 연합 연구실험실 등을 참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