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판매수익 빼돌린 공무원…30여 차례 반성문 냈지만 '실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원도 내 지방자치단체의 농업기술센터 회계 담당 공무원이 수년간 1억원이 넘는 농특산물 판매 수익 등을 빼돌렸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이영진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법상 국고 등 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4)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1억30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원도 내 한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회계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특산물 판매 현금 수익을 센터 명의 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센터 명의 계좌에 있던 돈을 빼돌리는 등 수십차례에 걸쳐 1억3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고, 이를 위해 출금전표와 농산물 위탁판매 입금의뢰서 등 공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또 감사관으로부터 '계좌거래명세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자 거래명세까지 수정해 제출한 혐의도 더해졌다.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쌍둥이 자녀를 키우고 있고, 생계 때문에 범행에 이르렀다"면서 선처를 호소했고, 30차례 넘게 반성문을 냈으나 실형을 면치 못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이 지자체의 재정 부실을 초래해 공적인 손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횡령 금액의 규모, 범행 동기나 내용, 횟수, 범행 지속 기간 등에 비춰볼 때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횡령한 돈을 모두 갚았고, 지자체에서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