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세포 하나하나는 전기가 흐르는 배터리와 같다 [책마을]
입력
수정
우리 몸은 전기다인체는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이뤄진 생체전기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 생각하고 말하고 걷는 모든 순간이 전기신호에 의해 조절된다. 뇌를 언급할 때 등장하는 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전기신호가 전달되지 않으면 작동하지 못한다.
샐리 에이디 지음
고현석 옮김
세종
432쪽
2만2000원
생체전기는 인간과 같은 동물뿐만 아니라 조류, 대장균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에 존재한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과학 및 기술 저널리스트 샐리 에이디는 <우리 몸은 전기다>에서 생체전기 연구의 역사와 최신 연구 트렌드를 소개한다. 그는 ‘전기 없이 생명 없다’는 개념을 전달하며 생체전기 연구의 중요성을 전한다. 생체전기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주류 과학자들로부터 오랫동안 무시당해왔다. 18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루이지 갈바니는 개구리 실험을 통해 신경 속에 숨어있는 전기를 최초로 발견했다. 하지만 주류 학자들은 그를 사이비 과학자로 매도했고 학계의 조롱 끝에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수 세기 동안 돌팔이 의사의 처방으로 취급받던 생체전기는 20세기 후반에 인체에서 전기의 원천이 발견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세포 내에서 단백질과 이온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전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 몸은 일종의 발전소 역할을 하며 세포는 하나하나가 모두 미세한 전압을 가진 배터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포 안에 흐르고 있는 전기를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 몸이 고장 났을 때 고칠 수 있을 정도로 생체전기의 암호를 해독하려는 연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유전자 치료나 화학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건강한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면 이 세포의 전기신호가 급격히 변하는데, 연구자들은 이 전기신호를 정상적으로 회복해 암세포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생체전기 연구는 전기암호를 편집해 지능을 높이거나 운동신경을 발달시키고 절단된 인체 부위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생체전기 연구는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천문학 수준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생명과 지능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생체전기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