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청, 홍범도 흉상 이전에 반발…육사 행사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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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 장소, 육사서 서울과기대로 변경노원구청이 홍범도 흉상 이전에 반발해 주민 대상으로 한 음악회 장소를 기존 육군사관학교(육사)에서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노원구청 "노원구-육사 우호행사 취소"
노원구는 29일 공지를 통해 "9월 9일 육군사관학교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3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해 개최한다"고 밝혔다.노원구는 "그동안 육군사관학교는 노원구민에게 자부심이자 선망의 대상이었으나 최근 육사가 교내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흉상의 철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육사 내 독립군 흉상 이전 논란으로 인해 주민 대화합의 장이 되어야 할 행사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종합운동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뿌리는 임시정부다. 우리 국군의 뿌리 또한 독립군이라는 것은 정부와 국방부 모두 공식 인정한 사실이다"라며 "그런데도 갑작스러운 독립군 흉상 이전 소식에 노원구민들은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군과 주민의 대화합'이라는 노원구-육사 우호의 날 행사는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다"면서 "지금이라도 육사는 흉상 이전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홍 장군 흉상은 2018년 3월 육사 충무관 앞에 설치됐다. 육사는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까지 5명의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만들었다. 흉상에는 장병들이 사용했던 실탄피 300㎏(5.56㎜ 보통탄 5만 발 분량)이 사용됐고, 표지석 상단에는 ‘우리는 한국 독립군 조국을 찾는 용사로다. 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 백두산 넘어가자’라는 독립군 ‘압록강행진곡’ 가사를 새겨 넣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 억제를 하고 전시에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에서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냐'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가능하면 육군 또는 육사의 창설, 군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을 (흉상으로) 하는 방향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육사와 국방부 청사에 설치된 독립 운동가들의 흉상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