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IAF-Frieze] 한국미술 1번지 종로삼청동…블록버스터급 '미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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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술주간 아트투어 -종로 삼청동 편한국의 ‘미술 1번지’는 누가 뭐래도 종로구다.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 최정상 미술관과 갤러리가 즐비한 삼청동 일대, ‘원조 예술 거리’ 인사동과 갤러리 거리가 있는 평창동까지 모두 이곳에 위치해 있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프리즈) 기간 열리는 최정상급 블록버스터 전시가 이곳에 몰린 것도 당연한 일이다. 종로권에서 열리는 주요 전시를 주제와 성격별로 정리했다.
1) 한국 실험미술을 돌아보는 시간
올해 한국 미술계가 KIAF-프리즈에 맞춰 세계에 내세울 ‘얼굴’로 택한 건 실험미술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구림의 대규모 개인전이 그 선두에 서 있다. 김구림은 설치미술, 보디페인팅, 대지미술, 실험영화, 연극 등 장르의 틀을 벗어나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실험미술 대가다. 오랜 기간 비주류였지만 최근 들어 본격 재조명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김구림이 70년에 걸쳐 구축해온 미술세계를 230여 점으로 풀어냈다. 내년 2월 12일까지.갤러리현대 본관에서는 행위예술 대가 성능경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는 1970년대부터 행위예술을 벌이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인화하는 작업으로 한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월 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 140여 점을 선정해 작품 세계를 훑는다.
리안갤러리에서 9월 5일부터 10월 27일까지 전시를 여는 이강소도 한국 실험미술을 이끌어온 주역 중 하나다. 김구림, 성능경, 이강소 세 작가는 다음 달 1일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에 작품을 출품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전시는 구겐하임미술관이 12년 만에 여는 한국 미술 특별전이다.
2) 양혜규·임동식·서용선…독창적 세계와의 조우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찾고 있다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임동식 작가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서용선 작가를 주목할만 하다. 독창성과 미술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깊은 내공을 겸비한 작가들이다. 서 작가는 ‘빨간 눈의 자화상’, 임 작가는 원시림을 소재로 한 작품 ‘이끼를 들어올리는 사람’이 전시 대표작으로 꼽힌다. 각각 10월 1일과 22일까지 열린다.세계 미술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작가들도 얼굴을 내보인다. 국제갤러리 한옥 공간에서 10월 8일까지 열리는 양혜규의 전시 ‘동면 한옥’이 대표적이다. 양 작가의 다양한 조각과 설치 작품들을 밀도 높게 감상할 수 있다. 밤에 방문한 관객들은 조명 없이 손전등만 들고 작품 이모저모를 둘러보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정연두는 5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전시를 열고 영상 설치작 ‘백년 여행기’를 비롯해 4점의 신작을 공개한다. 전시는 내년 2월까지.청년화가로 분류되는 이우성과 지근욱은 학고재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이우성은 비슷한 연령대의 구상화가들 중 그림 내공이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하나로 꼽힌다. 사소한 일상을 담은 그림들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지근욱은 색연필로 선을 그어 만든 추상화로 주목받는 작가다. 두 전시 모두 9월 13일까지 열린다. 이화익갤러리의 최병진 작가와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이주요 작가, 공근혜갤러리의 젠박도 주목해야 할 작가들이다. 금호미술관 기획전 ‘다중시선’에서는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3) 호크니 볼까, 카푸어 볼까 …강력한 해외 라인업
이 기간 전시를 여는 해외 작가들의 이름값도 만만찮다. 국제갤러리에서 전시를 여는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아니쉬 카푸어의 개인전이 가장 눈에 띈다. 그의 전시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7년만. 베네치아비엔날레 등 해외 주요 미술 전시에서 빠지지 않는 전 세계적으로 이름난 조각가의 작품을 한국에서 대거 만날 수 있는 기회다. 10월 22일까지 열린다.송원아트센터에서 필립스옥션이 한화생명 후원으로 여는 기획전에는 데이비드 호크니, 니콜라스 파티, 요시토모 나라 등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해외 거장들의 작품이 나와 있다. 전시기간이 9월 1~9일로 다소 짧은 편인 게 옥의 티다. 리슨갤러리가 북촌 이음 더 플레이스에서 여는 ‘타임 커브’도 작가들의 이름값이 만만찮다. 아이 웨이웨이와 라이언 갠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인다. 9월 2~10일로 전시기간이 짧기는 마찬가지다. 9월 7일부터 10월 8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사라 모리스의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회화, 영상, 설치, 드로잉 등을 넘나들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다. 한국에서 전시를 여는 건 13년만이다. 페레스프로젝트에서는 9월 7일부터 페루 출신의 주목받는 젊은 추상화가 파올로 살바도르의 개인전을 연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성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