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식지도, 인도 이어 러시아 국경분쟁 섬도 자국 영토 표시

정부 승인 새 지도서 볼쇼이우수리스키섬 국경 최동단으로 표기
인도 정부도 국경분쟁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中 영토 포함에 반발
중국 당국이 공식 지도에서 인도·러시아와 국경분쟁 지역을 자국 영토로 표시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국가와 마찰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최근 국영 지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새 지도에서 러시아와 절반씩 관할하는 극동 지역 한 섬 전체를 자국 영토로 표기했다고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BC 등이 보도했다.

최근 중국 정부 승인 후 국영 표준 지도 서비스 사이트에 게시된 새 지도에는 아무르강(중국명 헤이룽장) 인근 볼쇼이우수리스키(중국명 헤이샤쯔)섬 전체가 중국 영토 최동단 지점으로 표시돼 있다.

아무르강 일대 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이곳은 국경분쟁을 벌였던 양국 간 협정에 따라 섬 절반에 해당하는 서쪽 지역은 중국이, 동쪽 지역은 러시아가 각각 관할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지도 제작과 관련해 "표준 지도는 중국과 세계 다른 국가들의 국경 표시를 위해 국가 표준에 맞춰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사이트에 게재한 새로운 공식 지도 세트는 뉴스와 책, 홍보자료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됐다고 전했다.

RBC는 이러한 상황과 관련한 질의를 러시아 외무부에 해 놓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아무르강과 우수리강 합류 지점에 있는 볼쇼이우수리스키섬 면적은 강 수위에 따라 327∼350㎢로 측정된다.

아무르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을 마주한 러시아와 중국은 1860년부터 지위가 불확실했던 볼쇼이우수리스키섬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이후 1920∼1930년대에 볼쇼이우수리스키섬을 비롯해 인근 타라바로프(중국명 인룽)섬과 주변 작은 섬들은 옛 소련군 통제 아래 있었으며, 옛 소련 해체 후에도 러시아 연방이 이곳을 관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볼쇼이우수리스키섬을 포함한 아무르강 인근 섬들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 간 영유권 분쟁은 계속됐다.

이에 200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과의 국경 획정 협상에서 볼쇼이우수리스키섬 절반(170㎢)과 타라바로프섬 및 주변 작은 섬들을 중국에 귀속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2008년 10월 양국 간 국경 설정이 완료되면서 4년 전 체결한 합의 내용이 이행됐다.

볼쇼이우수리스키섬 중 러시아 영토에 속하는 동쪽 절반 지역에는 현재 마을이 한 곳만 있으며, 100명가량의 주민이 살고 있다.

러시아 매체 렌타루는 볼쇼이우수리스키섬 전체를 자신들 영토로 표시한 중국 측의 새 지도 공개를 두고 러시아 전문가들은 아직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역시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은 이번 새 표준 지도에서 인도 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와 북부 악사이친 고원도 자국 영토로 표시해 인도 정부가 반발하고 있다.

아루나찰프라데시주와 카슈미르 지역 악사이친은 인도와 중국이 각각 실효지배하는 곳으로 양국 간 국경분쟁 지역이다. 이밖에 중국은 새 표준 지도에서 대만, 다른 나라와 영토분쟁을 겪는 남중국해 역시 자국 영토로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