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상급 갤러리들이 선택한 ‘스타 작가’ 누구?
2) 국제·가나·P21…프리즈 뚫은 한국 대표 갤러리
3) 프리즈 마스터스·포커스 아시아에 집중하세요
피카소, 세잔, 르누아르, 마티스…. ‘미술 애호가’라면 누구나 평생에 한 번쯤 실물로 작품을 보고 싶은 예술가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거장들의 명작은 ‘국보급’이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행 티켓을 끊어야만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애호가들은 항상 꿈꾼다. 이런 대가의 작품들을 서울 도심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2회 프리즈 서울’에선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올드 마스터’부터 요즘 미술 시장에서 가장 몸값 높은 작가들(조지 콘도·캐서린 번하드 등), 한국의 간판급 예술가(박서보·최욱경·이불 등)까지 눈길 닿는 곳마다 걸작이 걸린, 그야말로 ‘명작의 향연’이다. 프리즈 서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꼭 봐야 할 주요 갤러리와 작품을 소개한다.
1) 정상급 갤러리들이 선택한 ‘스타 작가’
프리즈 서울 부스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전세계 주요 갤러리 100여 개가 참여한 ‘메인 섹션’ △고대 유물부터 희귀 서적, 20세기 걸작까지 총망라한 ‘프리즈 마스터스’ △아시아의 젊은 유망 작가들을 조명한 ‘포커스 아시아’다. 메인 섹션은 프리즈가 수많은 갤러리들 중 ‘최강의 체급’이 되는 곳들만 엄선한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갤러리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중에서도 ‘세계 4대 갤러리’로 불리는 가고시안·하우저앤워스·페이스·데이비드 즈워너는 꼭 들려야 할 부스다. 가고시안은 한국 컬렉터들을 겨냥해 백남준의 ‘TV 붓다’와 조너스 우드의 정물화를 들고 나온다. 하우저앤워스는 ‘화가들의 화가’로 불리는 필립 거스턴, 한 점에 수십억원을 웃도는 조지 콘도, 20세기 대표 여성 예술가 루이스 부르주아를 내세운다. 페이스는 한남동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일본 대표 팝아티스트 나라 요시토모를 비롯해 이건용, 로버트 나바 등을 소개한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미국 MZ세대 사이에서 인기인 캐서린 번하드와 ‘물방울 호박’으로 유명한 야요이 구사마의 작품을 내건다. 이들과 함께 ‘메가 갤러리’로 꼽히는 리만 머핀은 이불, 서도호, 성능경 등 한국 스타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리슨갤러리도 줄리언 오피, 애니시 커푸어 등 세계적 작가의 작품을 들고 온다.
2) 국제·가나·P21…프리즈 뚫은 韓 갤러리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26개의 국내 갤러리가 프리즈의 까다로운 심사를 뚫고 메인 섹션에 부스를 차린다. 국내 대표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눈 높은 컬렉터들을 사로잡기 위해 ‘단색화 선구자’ 박서보와 하종현, ‘추상화 대표주자’ 최욱경을 내세웠다. ‘2023 MMCA(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의 주인공인 정연두의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가나아트 역시 MMCA에서 전시 중인 ‘한국 실험미술의 대가’ 김구림의 작품을 비롯해 유영국, 심문섭, 임동식 등 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갖고 나온다. PKM은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구정아와 함께 윤형근, 정창섭, 유영국을 소개한다. P21은 최정화, 이형구, 김이영, 최하늘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을 아우르기로 했다.
3) 과거와 미래를 한번에…마스터스·포커스 아시아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거장의 걸작이나 희귀 서적 등 미술관에서나 볼 법한 작품도 프리즈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프리즈 서울의 꽃’으로 불리는 마스터스 섹션이다. 영국 갤러리 스테판 옹핀 파인 아트가 대표적이다. 피카소, 세잔, 르누아르, 마티스, 에곤 실레 등 근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이 그린 수채화와 드로잉으로 부스를 채운다. 중세 시대 수많은 화가들의 영감이 된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든 유디트’도 프리즈 서울에서 볼 수 있다. 17세기 화가 안드레아 바카로가 그린 이 그림은 영국 갤러리 로빌란트 보에나가 들고 나왔다. 국내 갤러리 중에선 드물게 갤러리현대와 학고재가 마스터스를 뚫었다. 갤러리현대는 추상화가 이성자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학고재는 김보현, 변월룡 등 20세기 세계 무대에서 활동한 1세대 한국 작가들을 조명할 예정이다. 그림 이외에 희귀 서적과 고대 유물도 볼 수 있다. 다니엘 크라우치 레어 북스는 독도가 표기된 1836년 조선 행정지도의 희귀 필사본을, 닥터 욘 군터 레어 북스는 비앙카 마리아 스포르차의 기도서를 전시한다. 악셀 베르보르트는 자야바르만 7세 시대의 희귀한 크메르 신상을 포함한 각종 유물을 들고 왔다. 젊은 갤러리들이 선택한 ‘아시아의 미래’를 보고 싶다면 ‘포커스 아시아’ 섹션도 놓치지 말자. 우한나(지갤러리), 유신애(실린더), 유코 모리(유타카 키쿠타케), 프래 푸피티야스타폰(노바 컨템포러리), 프리야기타 디아(여 워크샵) 등 유망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