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금 자동으로 재투자해주는 ETF가 있다고?[조재영의 투자 스토리]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ETF, 7월말 기준 총 순 자산가치 104조…분배금 지급 ETF도 ↑
TR ETF, 분배금 자동으로 재투자…"복리투자 효과 더 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꾸준히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는 2023년 7월말 기준 총 순 자산가치가 104조가 넘는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2002년 도입 당시 단 4개였던 ETF의 종류는 2023년 7월말 현재 744개에 이를 정도로 급증해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발맞추고 있습니다. ETF는 주식처럼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언뜻 주식처럼 보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다양한 주식 및 채권 등에 간접적으로 투자를 해주는 분명한 펀드의 한 종류입니다.

ETF에서는 다양한 투자활동을 통해 이익금이 발생하며 그 재원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됩니다. ①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서 발생한 주식매매차익 ②주식에서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③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발생한 채권매매차익 ④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 등이 ETF 이익금의 재원입니다.이런 ETF의 이익금을 재원으로 ETF 투자자에게 되돌려주는 금액을 보통 분배금이라고 합니다. 배당금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배당금 등을 모아 지급하기 때문에 분배금이란 표현이 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일반적으로 1년에 1~4번 분배금을 지급하지만, 최근에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반 펀드도 동일한 재원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이 존재합니다.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펀드의 결산일에 과세대상 이익금의 15.4%의 배당소득세를 먼저 원천징수합니다. 그리고 배당소득세를 차감한 세후 이익금을 펀드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해당 펀드에 다시 재투자할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일반 펀드 투자자들은 이 세후 이익금을 현금으로 받지 않고 펀드에 재투자하는 옵션을 선택합니다. 따라서 펀드의 세후 이익금이 계속 펀드에 재투자돼 장기 복리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ETF는 위 펀드와 같은 자동 재투자가 실행되지 않기 때문에 매번 ETF에서 발생하는 분배금이 ETF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지급됩니다. 투자자들이 ETF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회사의 주식거래계좌로 15.4%의 배당소득세를 차감한 분배금이 현금으로 입금됩니다. 물론 이 현금을 인출해 유용하게 사용하는 투자자들도 있겠지만, 차라리 분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말고 ETF에 자동으로 재투자되는 것을 원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자동 재투자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ETF가 바로 TR형 ETF입니다.ETF의 명칭 맨 앞에는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브랜드가 나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등입니다. 그런데 ETF의 맨 끝에 ‘Total Return’의 약자로 ‘TR’이라는 알파벳이 표시돼 있는 ETF들이 바로 분배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ETF라는 표시입니다.

TR ETF와 달리 분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ETF를 ‘Price Return’의 약자로 ‘PR’형 ETF라고 합니다. 하지만, TR ETF를 제외한 일반적인 ETF가 PR ETF이기 때문에 PR이라는 표시를 따로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TR 표시가 없는 ETF는 분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PR형 ETF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KODEX미국나스닥100(H) ETF (코드:449190)는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이며, 이 ETF에서 발생하는 분배금은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하지만 KODEX미국나스닥100TR ETF (코드:379810)는 동일하게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이지만, 이 ETF에서 발생하는 분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동일한 ETF로 자동으로 재투자가 진행됩니다. 분배금을 따로 운용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많은 투자자들은 일반적인 ETF보다는 TR ETF를 선택하는 것이 자동 재투자를 통해 편안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TR ETF의 분배금 자동재투자는 일반 펀드의 재투자와 또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일반펀드의 재투자는 펀드의 이익금에 대해 세금을 차감한 세후 이익금을 재투자하는 것이지만, ETF의 재투자는 세금을 차감하기 전, 세전 분배금을 ETF에 재투자하는 구조입니다. 당연히 세금을 차감하기 전의 분배금이 재투자되니 복리투자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전 분배금의 재투자로 발생하는 과세이연효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는 TR ETF의 유의점이 됩니다. 계속 재투자로 미뤄뒀던 분배금에 대한 배당소득세 과세가 ETF 매도시점에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도록 매도 시점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23년 8월말 현재 TR ETF의 종류는 총 27개로 충분히 많은 편은 아닙니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TR ETF가 상장돼 거래되길 바랍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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