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묻는 손님도 없어요"…초밥집 '오픈런' 진풍경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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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8일째
유명 초밥집 "1시간 이상 대기해야"
일각서 우려 표해…원산지 강조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8일째를 맞은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에서 만난 한 회전초밥 전문점 직원은 "손님들이 많이 찾으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분위기가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괜찮다"며 이같이 말했다.이곳은 점심시간을 맞아 빈자리 없이 손님들이 전부 들어서 있었다. 직원에게 "사용하는 수산물에 대한 걱정을 표하시는 분들은 없나"라고 묻자, "원산지에 대해서도 딱히 궁금해하시는 분 없이 그냥 드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진행한 가운데, 앞서 제기된 '수산물 소비 둔화' 우려와 달리 일부 초밥 전문점 등에서는 손님들이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는 한때 치열한 '오픈런'이 벌어지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시민 이모 씨(43)는 "지금까지 크게 와닿는 게 없어서 먹으러 왔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 먹는데 크게 문제가 된다고는 생각 안 한다"고 했다. 시민 김모 씨(30)도 "진짜 초밥을 먹고 싶어서 왔다"며 "솔직히 말하면 걱정이 조금 되지만, 지금까지 먹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오염수 방류 이후 매장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얼마 전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횟집 사장은 "막막하다"며 "'방사능 측정기' 구매해 공부 중이다"라고 했다. 한 횟집 사장은 '일본 원전수 X도 아닙니다'라는 전광판을 매장 앞에 내걸며 적극적으로 원산지 정보를 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잠실 인근에서 만난 시민 이모 씨(36)는 "'지금 당장 해산물을 피하자', '안 먹어야지' 이런 생각은 안 한다"면서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장차 아이가 컸을 때 문제가 발생하면 어떡하나'하는 우려는 있다"고 털어놨다. 시민 김모 씨(50)도 "어제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산물을 잔뜩 사서 냉동실에 소분해 넣어둔 상황"이라며 "올해는 잠잠해도 내년부터는 또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오염수 관련 용어는) 이제 오염 처리수로 공식화해야 한다"며 "오염 처리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쓰는 공식 용어"라고 밝혔다. 수산업계에서는 '오염'을 제외하고 '처리수'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로 정화돼서 나가는 물을 자꾸 오염수, 오염수 하니까 여기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