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바이오 “SAFA로 2주1회 투여 비만약·ADC 개발”

룬드벡 2상 결정, 휴먼 PoC 증명 잰걸음
SAFA 혁신 파이프라인 가능성 입증 목표

ADC, 다중결합 항체 등 내년 효능 검증
비만치료제 최소 2주 1회 투여로 개발
“내년까지 SAFA로 개발할 수 있는 모든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에 대한 검증을 완료하겠다.”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는 31일 인터뷰에서 원천 기술인 SAFA(anti-Serum Albumin Fab-Associated technology ) 플랫폼의 확장 계획에 대해 밝혔다.SAFA는 항체의 면역기능(Effector function)과 관련된 플랫폼이다. 면역기능은 암세포를 죽일 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정상 세포 또는 암이 아닌 다른 질환이 타깃일 경우 면역기능이 강한 독성을 유발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1990년대부터 면역기능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Fc 사일런싱(silencing)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미 특허가 만료된 Fc 사일런싱 플랫폼은 30%가량 항체 면역기능이 남아있다. 최근 개발된 Fc 사일런싱 플랫폼은 항체 면역기능이 0%에 가까울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빅파마들의 특허가 촘촘하게 걸려있어 사용이 불가능하다.

SAFA는 면역기능을 없애기 위해 항체에서 Fc 수용체라는 것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한다. Fc 수용체를 잘라버린 상태는 항체 절편(antibody fragment) 또는 항체 단편이라고 불린다. 항체 절편은 면역기능이 0이 되지만, 반감기가 짧아져 버리는 단점이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프릴바이오는 항체 절편에 알부민을 붙였고, 원천 기술 SAFA인 것이다. 차 대표는 “알부민은 우리 몸에 있는 단백질이며, 분해 속도가 느리다는 특징이 있다”며 “알부민을 활용하면 약의 지속 시간을 길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원리로 SAFA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AFA는 최근 전환점을 맞이했다. 다국적 제약사 룬드벡이 에이프릴바이오로부터 기술이전해 간 파이프라인 APB-A1의 임상 2상 착수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룬드벡은 1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PB-A1의 임상 1상이 순항 중(well towards)이며 내년 임상 2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SAFA는 개발 이후 휴먼 PoC(개념 증명, Proof of Concept)가 없었다는 점이 한계로 꼽혔다. 하지만 룬드벡의 이번 결정으로 모든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 대표는 “룬드벡이 임상 2상을 착수한다는 건 안전성과 효력 면에서 증명이 됐다는 의미다”며 “룬드벡의 임상 2상이 시작되면 SAFA 기술의 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내년까지 SAFA를 적용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동물실험 효능 평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차 대표는 “이중항체, 다중결합 항체, 항체약물접합(ADC) 등 SAFA로 개발 가능한 모든 플랫폼을 증명할 예정이다”며 “혁신적인 신약 후보물질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반감기가 긴 알부민의 특징을 활용해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개발도 완성할 예정이다.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주 또는 한 달 1회 투여를 목표로 비만치료제 실험을 진행 중이다.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동물실험 검증 역시 내년 완료가 목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1일 08시 48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