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특수 끝나자 와르르 무너진 레고

영업익 19년 만에 최대 감소
덴마크 장난감 회사 레고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2004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나타났던 폭발적인 완구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해서다. 레고는 중국에 공격적으로 매장을 내며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레고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274억크로네(약 5조3000억원)로 집계됐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작년 매출 증가율이 17%, 2021년 매출 증가율이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그러나 마텔, 해즈브로, 펀코, 잭스퍼시픽 등 다른 주요 완구업체의 매출이 두 자릿수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레고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한 64억크로네(약 1조2000억원)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4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라고 전했다. 순이익은 51억크로네(약 9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완구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크게 성장한 업종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제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닐스 크리스티안센 레고 최고경영자(CEO)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신규 공장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고의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한 자릿수 어딘가”로 조정했다. 지난 3월 예측한 “높은 한 자릿수”보다는 하향한 것이다.

실적은 주춤하지만 투자는 계획대로 실행하기로 했다. 레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89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올해 목표치는 150개 내외다. 실현되면 세계 매장 수는 1050개에 이른다. 신규 매장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출점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54개 매장을 중국에 냈다. 연말까지 중국 내 레고 매장 수는 5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