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나라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요"…글로벌 기업들도 '깜짝' [이미경의 인사이트]

'K콘텐츠' 인기 폭발에
韓, 글로벌 본사 직원 지원 1순위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K콘텐츠가 전 세계적 인기를 끌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법인, 혹은 지사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근무처가 아니었다. 유럽, 북미 등에서 먼 거리가 본사나 타지역 직원들이 한국 근무를 꺼리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한국이 ‘핫’한 나라로 인식되면서 젊은 해외 직원들이 한국 근무를 자청하거나, 인센티브 관광 최선호지로 지목하는 게 어색하지 않게 됐다.

1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한 최고급 프랑스 명품 브랜드 한국 법인 사무실엔 프랑스 본사에서 지원한 인턴사원이 근무 중이다. 이 브랜드 관계자는 “본사에 인턴으로 입사한 직원들에게 근무 희망지를 물어보는데, 이 직원은 한국을 찍었다”며 “한 번도 없던 일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해외 패션 브랜드의 직접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최근 수년 새 부쩍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포상으로 제공하는 인센티브 관광 분야에선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최근 포시즌스호텔은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우수 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자사 호텔 무료 숙박권을 제공했다. 포시즌스호텔이 숙박권을 제공한 여행지는 스페인 마드리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한국의 서울이었는데 이 가운데 서울에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똑같은 일이 코카콜라에서도 있었다. 코카콜라가 부정기적으로 전 세계 주요 진출국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브랜드팀 워크숍이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렸다. 서울은 직원들 대상 설문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아 행사 장소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인센티브 관광 행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아시아 국가 중 선호하는 인센티브 관광 국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86.1%(복수 응답)가 한국을 찍었다. 일본(69.7%), 싱가포르(33.5%), 태국(26.1%) 같은 관광·금융 대국들마저 뒷순위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올해 1~7월 우리나라가 유치한 인센티브 관광객 수는 7만8810명으로 작년 연간 실적(2만6413명)을 훌쩍 뛰어넘었다.글로벌 기업 임직원들의 한국행 러시는 최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실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초 30여 개 수준이었던 더현대서울 방문 외국인들의 국적은 하반기 들어 70여 개 국으로 늘어났다.

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