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2분기 GDP 증가률 7.8%…탈중국 수혜 성장 가속

인도의 무인 우주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하자 기뻐하는 뉴델리 시민들 /사진=로이터
인도 경제가 2분기에도 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의 긴축으로 신흥국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인도는 탈중국 투자금이 밀려들어 경제가 활기를 띠는 것으로 분석된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대비 7.8%로, 지난 1분기 6.1%에 비해 높아졌다. 인도중앙은행(RBI)의 예측했던 8%보다는 조금 낮았으나,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 6.3%와 5.2%를 대폭 웃돌았다.호텔, 상거래, 운송 등 서비스 부문의 거래 증가가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건설 부문과 제조업 부문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인도의 대외 수출은 중국과 독일 등의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10분기 만에 감소했지만, 내수가 이를 만회했다.

인도의 빠른 성장은 서방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으로 인한 반사이익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도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대표적인 대체 생산기지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기업 폭스콘은 인도 벵갈루루 등에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4억달러(약 5300억원) 규모 반도체 디자인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선진국 금융권 자금도 인도 증시로 쏟아져 들어가 니프티500 지수는 올들어 9.47%가량 상승했다.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서비스 기업들도 14억 인구의 인도 시장을 노리고 각각 인도에 260억달러(약 34조7000억원)와 100억달러(약 13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다만 인도 농업 부문이 하반기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의 농업 부문은 GDP의 18.3% 가량을 차지하며, 농업 종사자가 총 생산 인구의 40%가 넘는다. 인도는 상반기에 지역별·기간별로 불균일한 강수량을 기록했고, 지난 8월에는 100년 만에 비가 가장 적게 온 탓에 여름 작물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도 뭄바이의 엘라라 캐피탈의 가리마 카푸르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높은 기준 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루피화가 신흥국 통화 중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